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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더하기 Nov 14. 2019

코딱지 시즌에 필요한 위로의 한마디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공지영)>를 읽고

  “동백 씨는 코딱지 시즌이 있으시니께. 자꾸 쭈그러들고 쭈그러들고 하다가 코딱지만 해지실 때가 있잖아요.” TV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이 소심한 여자 주인공에게 힘이 되고 싶다며 이야기를 꺼내는 서두의 대사이다.      


  나 역시 ‘코딱지 시즌’이 있다. 강의 후 혹평을 듣게 되었을 때나 딸에게 서운한 한마디를 들었을 때, 부부동반 모임에서 왠지 나만 못나 보일 때. 시즌이라고 하기 민망할 정도로 자주 찾아온다. 이럴 때 드라마 주인공처럼 내 마음에 꼭 맞는 위로를 받으면 좋겠으나, 스스로 이 시즌을 잘 넘겨야 할 때가 더 많다.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는 혼자 이겨내야 하는 코딱지 시즌에 제목에 이끌려 집어 든 책이다.      


  이 에세이는 작가가 고3 딸(위녕)에게 매주 한 통씩 써주었던 편지를 토대로 엮어진다. 위녕과 얽힌 사소한 사건에 관해 이야기 하며, 엄마가 읽은 책의 내용을 통해 응원을 보낸다. 처음에는 쉽게 읽히는 편지 형식의 글 때문에 읽기 시작했다. 읽으면서 밑줄 치는 문장들은 꼭 듣고 싶던 말들이어서 계속 읽을 수 있었다. 책 후반부로 갈수록 어떤 책의 어떤 문장을 인용했는지가 궁금하여 책을 덮지 못했다.      


  <손녀딸 릴리에게 주는 편지>의

  “지금까지 이 지구상에 너와 같은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이 말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이 적용된다. 하지만 그로 인해 너의 특별함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네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릴리야, 사랑한다. 나는 네가 어떤 인생을 살든 너를 응원할 것이다. 그러니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말고 네 날개를 마음껏 펼치거라. 두려워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뿐이다(98p).”     


  <너 자신을 아프게 하지 말라>의

  “너 자신을 아프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너 자신뿐이다(127p).”     


  나는 어떤 책들을 딸에게 소개하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낼 수 있을까. 내가 위로받았던 책의 리스트를 만들어 볼까.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을 보니 코딱지 시즌은 슬쩍 지나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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