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oong Feb 20. 2023

나를 위한 노래

이석원

나를 위한 노래


1판 1쇄 발행 2022년 11월 20일

지은이 이석원

펴낸곳 마음산책(서울시 마포구 잔다리로 3안길 20)


- 저는 이 세상의 행복을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하는데요. 하나는 어른의 행복, 또 하나는 아이의 행복입니다. 아이들은 신나고 재밌고 맛있으면 행복합니다. -중략- 어른들은 행복하려면 일단 고통이 없어야 합니다. 근심, 걱정, 불안 이런 게 없어야 한다는 거죠. [15p]


- 저는 작가로서 '상식'이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요. 상식이라는 게 얼핏 보편적인 개념 같지만 현실에서는 상당히 주관적으로 쓰일 때가 많습니다. [20p]


-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는 이처럼 타인의 어떤 행위에 대해서, 심지어는 한 인물의 삶 전체에 대해서까지도 그저 문장 하나, 단어 하나로 뭉뚱그려버리는 세태가 만연해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행위를 요약의 폭력이라고 부르는데요. 이런 태도가 특히나 폭력적인 이유는 수정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25p]


- 결국 거리 두기와 거절 이 두 개만 잘해도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상당 부분 줄일 수가 있다는 것인데, 사실 어떤 문제의 답이 너무 간단하면, 그건 현실에 적용하기 쉽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해법은 단순해도 이 세상은 단순하지가 않기 때문이죠. [45p]


- 요약이라는 건요, 당장 받아들이기에 간편할지는 몰라도 필연적으로 오해와 단정을 부를 수밖에 없습니다. -중략- 저는 우리가 이미 그런 몰이해가 넘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이런 행위들이 점점 더 만연하게 되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결국 어떻게 될까요. 인간은 타인에게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충분히 이해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낄 때 큰 정신적 고통을 느낍니다. 


때문에, 타인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지금과 같은 한, 고통은 계속될 것이다.


저는 그렇게 보는 거죠. [51 ~52p]


- 사람은 기본적으로 어떤 상황에서든 자신을 피해자의 위치에 놓으려는 본능 같은 게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뭔가 잘못을 한 연예인들이 대중을 상대로 사과를 할 때에도, 자기가 가해자인데도 스스로를 피해자처럼 인식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거든요. 자기가 잘못을 했기 때문에 받는 남들의 질타를 시련으로 받아들인다고 할까요. 그래서 연예인이나 우리나 다 같은 사람이다 보니 그저 보통 사람들도 누가 자기한테 문제를 제기하면 내가 잘못했구나가 아니라 얘가 나를 공격하는구나, 이렇게 회로가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그게 사람의 본능인 것인가, 싶은 거죠. [65p]


- 내 인생은 내 것이지만 그렇다고 인생에서 '내'가 차지하는 비중이 100퍼센트는 아니거든요. 인생은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수많은 타인과 세상, 환경, 또 너무 중요한 운,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을 한 결과란 얘기죠.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세상 모든 게 나 하기 나름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잖아요. 저도 그래서 계속 제 탓을 했던 겁니다. 나 때문이야. 내가 준비 없이 살아서 이 모양이 됐어. [75p]


- 저는 내 것이 담긴 '작품'보다는 세상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고 싶어 했습니다. 공장에서 일정한 틀에 찍어낸 규격품 같은 곡들을 만들고 싶었죠. 대중들에게 접근이 어려운 작품보다는 좀 뻔해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줄 수 있는 히트곡을 원했거든요. 그런데 또 그런 걸 만드는 데는 재주가 없었는지 뭘 내놓으면 사람들은 늘제품이 아니라 작품 대접을 해주더라고요. 내가 원한 건 그게 아니었는데. [86p]


- 작은 서점에 가면 누가 나를 꼭 알아봐서가 아니라 주인이나 다른 손님들을 어떤 식으로든 의식하게 되더군요. 그리고 소위 말하는 트렌디한 서점 같은 곳엘 가려면 괜히 옷도 아무렇게나 입고 가면 안 될 것 같고 이래저래 편하지가 않은 거예요. [95p]


- 사람은, 외롭고 때로는 각박하기까지 한 삶을 살면서 자기를 증명하느라 애를 써야 할 때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의심하고 외면하거나 불러주지 않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아요. 그럴 때 어느 한 명, 나보다 더 나를 믿어주는 사람을 만났을 떄의 그 감동은 평생을 갑니다. [111 ~ 112p]


매거진의 이전글 우아한 가난의 시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