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브런치에 첫 글을 썼다. 그 당시엔 지금보다 더 일기 같은 스타일로 날것 그대로의 글을 썼던 것 같다. 첫 아이를 낳고 어딘가에 내 속얘기를 풀어놓고 싶다고 생각할 즈음 브런치를 만났다. 지금보다 글의 분량도 무척 짧고 친구와의 채팅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이모티콘이 난무하는 글들이었다.
그렇게 어느 달은 글을 하나도 쓰지 않고 지나갈 때도 있었고, 또 어느 날은 일주일에 두세 개의 글을 쓸 때도 있었다. 육아로 지칠 때, 회사일로 바쁠 때, 자격증 공부한다고 입술이 부르텄을 때가 생각난다. 매 순간 지금 생각나는 이야기들,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일들을 글의 소재로 삼았다.
첫 아이를 낳고, 아이를 돌보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럴 땐 도대체 좋은 엄마란 무엇일까 라는 고민을 적었다. 맞벌이를 하며 자격증 공부가 마음대로 되지 않아 스트레스가 최고조에 있었을 땐, 또 힘들다는 하소연을 하며 내가 잘하고 있는 게 맞나..라는 글들을 적었다.
브런치를 시작한 지 9년이나 됐다. 그동안 그래도 꾸준히 글을 적어온 덕분일까. 그렇게 바라던 책을 드디어 출간하게 되었다. 올해 초부터 15명의 작가가 모여 각자의 직업을 소개하는 글을 썼고, 15개의 다양한 직업을 바탕으로 책이 완성되었다. 얼마 전 출판사와 정식 출간계약을 했고, 드디어 원고료를 입금받았다! 한국살이 하며 하고 싶었던 일들 중 하나가 책 출간하기였는데, 이렇게 소원성취를 완벽하게 하고 캐나다로 돌아가게 되었다.
아래 글은 2022년, 2023년을 마무리하며 적었던 소감과 다음 해에 소망들이다. 2024년 중반을 지내오며 돌아보니 올 해도 소망한 일들이 자기 속도대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걸 실감한다.
지나간 2022년을 돌아보고 다가올 2023년을 상상해 본다.
- 감사하게도 온 가족이 크게 아프지 않고 건강한 한 해를 보냈다.
- 캐나다에 좋은 세입자를 구해 놓고, 한국에 맘에 드는 집을 구해 잘 정착했다.
- 2022년에 이뤘으면 하는 일들을 어찌어찌 또 다 이뤘으니 이 또한 감사하다.
- 아이들의 한국말이 많이 늘었고 학교와 유치원 생활도 안정적으로 적응해서 감사하다.
그리고 2023년에는..
- 좋은 출판사와 계약하여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담긴 책을 출간할 것이다. (괜히 확정형 말투로 적어본다.)
- 틈틈이 국내 여행을 다닌다.
- 유튜브를 다시 시작한다. (그 뒤에 더 구체적인 꿈은 창피하니 혼자 적었다가 지웠다..)
- 지금 하고 있는 수영과 요가를 꼬박꼬박 매일 나간다.
위에 적은 4가지 바람이 다 이뤄지고 내년 마지막 날 나의 한해 소망이 모두 이뤄졌다고 말할 수 있게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