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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루스 May 03. 2016

고객 인터뷰를 잘하는 3가지 스킬

린스타트업 접근법에서는 고객 인터뷰를 무척 강조합니다. 책상에 앉아서 상상만 하는 게 아니라, 밖으로 나가서 검증하라는 거죠.


하지만 구체적으로 고객 인터뷰하는 방법은 웹상에서 찾아보 힘듭니다. 이에 린스타트업/UX디자인 책에 언급 내용들을 정리해보기 전에, 개인적인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간단히 적어 보았습니다. 




고객 인터뷰를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떻게 질문해야 뻔한 대답이 아닌 새로운 것, 심도깊은 내용을 얻어낼 수 있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실 '질문하기'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고객 인터뷰의 핵심은 질문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간단한 실태조사나 제품, 서비스 출시 후 반응을 보는 경우라면 그냥 궁금한 걸 물어봐도 크게 무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예비 창업자 또는 초기 스타트업이 새로운 걸 만들기 위해 잠재고객에게 하는 인터뷰는 다르죠. 우리의 목적은 고객의 니즈와 근본적인 동기를 알아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고객의 행동뿐만 아니라 왜 그렇게 했는지, 정말 원하는 게 뭔지를 근본까지 파고들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익히 알려져 있듯, 고객은 자신이 뭘 원하는지 잘 모릅니다. 스치듯 이어가는 일상에서 사소한 것둘은 그냥 잊어버리거나 희미하게 기억하는 게 정상입니다. 스스로 뭔가 불편하다고 말할 정도라면, 그건 굉장히 심각하고 경쟁자들도 누구나 알 만한 문제일 겁니다.


따라서 고객 인터뷰는 질문하고 듣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진심과 무의식을 끌어내는 과정이라고 봐야 합니다. 평소 불편점이나 이유를 알아내는 것, 내 아이디어에 대한 반응을 들어보는 것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즉, 그 사람의 내면을 이해해야 합니다.


진정으로 원하는게 무엇인지 털어놓고 공감하는 진실의 순간(Moment of truth)이 찾아왔다면, 그 인터뷰는 성공한 인터뷰입니다.  


'A가 필요해요’라고 말할 때 마음 속 깊은 곳에선 왜 그걸 바라는 건지, 그 핵심 감정은 무엇인지가 느껴지는 순간이죠. 한 사람 한 사람의 진정한 동기를 알아내야 합니다. 그래야 내가 해결하려는 문제가 진짜 가치 있는지, 고객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고객 인터뷰는, 단순히 궁금한 것을 질문하고 대답을 듣는 작업이 아닙니다.


궁금한 것을 질문하는 것 외에 몇 가지 스킬이 더 필요합니다. 철저하게 듣는 입장을 취하면서, 본인이 말하는 비율을 10~20% 이내로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인터뷰에 필요한 3가지 스킬


자연스러운 인터뷰 순서는 따로 다루기로 하고, 오늘은 간단한 3가지 원칙만 살펴보겠습니다.


1. 경계심 허물기 


인터뷰 용어로 ‘라포(rapport)'를 형성한다'고 합니다. 뜻을 옮겨보면 친근감을 형성한다, 마음이 통하는 공감대를 이루고 경계심을 풀게 한다, 정도겠네요.


원래는 원주민 부족 등 전혀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 사용되는 민족지학 분야의 용어인듯 합니다. 네, 경제/경영 분야나 디자인 씽킹 관련글에 가끔 등장하는 바로 그 에쓰노그라피입니다.


대면 인터뷰라면 요즘 날씨가 참 덥, 찾아오시는 길이 힘드셨죠, 등등 가벼운 인사말로 긴장을 풀고 시작하게 됩니다. 이어서 본인 소개와 인터뷰 목적을 간략히 전달해서 대방 마음 편히 기할 수 있게 시작점을 서로 맞추게 됩니다.


주의할 것은 내 아이디어를 자세히 설명할수록 고객에게서 왜곡됀 응답이 나온다는 점입니다. 'OOO와 관련하여 기존의 불편점을 개선한 제품을 만들고자 합니다' 정도면 충분합니다.


그리고 초반에 듣다가 궁금한게 생겨도 중간에 끼어들지 말고, 일단 상대방이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하게 내버려두는 게 좋습니다. 궁금한 건 머리속 한켠에 잘 메모해 놨다가 적당한 틈을 타서 꺼내면 좋겠지요.



2. 맞장구치기


연애할 때랑 똑같습니다. 적당한 추임새와 맞장구가 있어야 상대방이 자기 얘기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불편한 침묵의 순간에 당황해서 전혀 생뚱한 질문을 던지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게 잽만 날려서는 고객의 깊은 마음을 들여다보기 어렵습니다. 영화로 치면 롱테이크가 필요합니다. 고객이 하고싶은 말을 다 하게 배려해주세요.


예를 들면 이런 맞장구들이 있겠죠.


- 아, 그렇군요. 네에. 아, 그러셨어요.

- 정말 힘드셨겠네요.

- 그런 게 있었군요.

- (몰랐던 사실을 언급해서 자세히 듣고 싶을 때, 놀라움을 섞어) 그래요?


단순한 맞장구를 넘어 상대방이 했던 말을 약간 바꿔서 받아넘겨도 좋습니다. 패러프레이징(Paraphrasing)이라고 할까요.  고객이 애매한 표현을 썼을 때 내가 이해한 게 맞는지 확인하거나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있습니다.


고객 : 그럴 때는 정말...쫌 그래요.

 :  시간을 낭비하게 되서 짜증나시는군요.

고객 : 시간도 시간이지만요, 제가 진짜  건 …


때로는 맞장구를 줄여야 때도 있습니다. 고객이 자기 얘기를 하다가 흥분해서 삼천포로 빠지는 경우죠. 그럴 때는 미소를 지으며 ‘네에…’정도만 곁들이며 살짝 끄덕이기만 하면 됩니다.

너무 과한 맞장구나 끄덕임은 그 이야기가 중요하거나 흥미롭게 느껴진다는 잘못된 신호를 보내게 됩니다. 그래도 상대방이 눈치없이 계속 이어간다면, 아무 말 없이 고개만 끄덕여 주세요.  



중간에 말을 끊고 억지로 화제를 돌리는 건 좋지 않습니다. 인터뷰에서 의사표현을 꼭 말로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인간은 아직도 몸짓 언어로 많은 걸 표현하고 이해하는 존재임을 기억하세요. 서로 막 형성된 유대관계를 유지하면서 의사전 하는 게 포인트입니다.



3. 구체적으로 파고들기 (Probing)


이 용어는 리서치 업계에서 쓰이는 말입니다. 단순히 상대방의 말에 맞장구를 치거나 새로운 주제의 질문을 던지는게 아니라, 방금 들은 내용에 대해 한발 더 깊이 파고드는 것입니다.


'왜 그런지'가 궁금하거나 더 구체적인 내용을 알아내려고 할 때 필요하죠.


고객 : OO에서 많이 샀는데 이제 OO에서 사요.

 : , .. OO에서 사지 않되신 떤 부분 때문일까요?  
고객 : 뭐 우선 ~~가 있구요. #%&@...


"왜요?"라고 직설적으로 묻기보다는 가급적 돌려서 질문하는 편이 좋습니다. 듣는 입장에서 상당히 공격적으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치 그래서는 안될 것 같은, 추궁당하는 기분이 들죠.


또 한 가지 중요한 건, 나의 주관이 개입된 ‘유도심문’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이런 경우입니다.


고객 : OO에서 많이 사다가 지금은 OO로 넘어왔어요.

 : OO를 안쓰시는 건 결제가 불편해서인가요? 

고객 : 예..뭐..그렇죠.

(뭔가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 같은데.. 당장 생각이 안나네.. 틀린 말은 아니니 대충 넘어가자)


예상했던 대답을 들었을 때 한걸음 더 나아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 OO를 안쓰시게 된 건 어떤 부분 때문인가요?

고객 : 일단 결제가 불편했구요. 그게 제일 크죠. 어쩌구 저쩌구...

 : 네..그러셨군요. 혹시 또 다른 에서도 영향을 받으신 부분이 있었을까요? 

고객 : 음... 그때 당시에 이런 게 있었어요. ....




지금까지 제품 기획자이자 UX리서처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몇 가지 팁을 나눠봤습니다. 사실 리서치 업계에서는 누구나 아는 내용이지만, 공개된 컨텐츠로 옮겨진 걸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좋은 제품/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잠재고객, 초기고객을 만나려는 분들께 작게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합니다.


불충분하거나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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