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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도시, 샌프란시스코

여행의 시작

샌프란시스코, 안녕?
혼자 여행왔어?
미국 위험하니까 조심해!..
 

미국 입국심사는 제법 까다롭다는 글을 많이 읽어서 긴장했지만..젊은 백인 입국심사관의 형식적인 질문 끝에 혼자 여행 온 나를 걱정해 주며 도장을 쾅! 찍어준다.

미국 온 거 환영한다. welcome!

와..나 진짜 미국 온거야?
여기, 샌프란시스코?

하지만 무사히 입국심사를 마치고 미국에 도착했다는 실감보다는 낯선 곳에서 혼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긴장감이 컸다. 먼저 짐을 찾고 숙소 체크인부터 해야 한다는 생각에 어떻게 BART를 타고 어느 역에 내려 호스텔까지 잘 찾아가나..이런저런 생각부터 떠올렸다.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과 상관없이 나는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 눈부신 햇살의 캘리포니아를 상상했던 나는, 공항 창문 너머로 잔뜩 흐린 하늘에 차가운 바람까지 부는 샌프란시스코가 당황스러웠다. 항상 여행 날씨운이 좋다고 자랑하는 나인데.. 한국도 제법 더워지는 6월 중순이지만 미국 여행 첫날 스산하게 느껴지는 이 날씨는 내 파란만장한 미국 여행의 복선이였음을 그때는 몰랐다.

마치..
잘 왔어.. 앞으로 이런 미국은 처음일거야..



BART를 타려고 티켓머신 앞에 섰다. 미리 티켓 구입 요령을 알아놓아 금액을 맞추어 티켓을 구입했다. 마침 공항에서 친구를 배웅하고 유니온스퀘어로 이동하는 한국 유학생을 만나 같이 동행하게 되었다. 내리는 역도 같고 내가 가려는 호스텔의 위치도 지도를 보더니 역하고 멀지 않다고 같이 가주겠단다. 같이 이동하면서 샌프란시스코에 대한 정보도 알려주고 도움을 받으니 마음이 좋았다. 역시 외국에서 만나는 한국 사람은 다 내 가족처럼 친근하게 느껴진다.

powell역에 도착하고 복잡한 계단을 빠져나오니 세상 위는 시끌벅적 힙합음악 소리에 스웩 넘치는 흑형들의 파워댄스, 무엇을 기다리는 지 긴 줄의 사람들, 번화한 시내 답게 여러 쇼핑상점들과 거리의 사람들로 북적이는 샌프란시스코다. 낯선 곳에서 정신없는 나와 달리 이름도 못 물어본 유학생 친구는 내 짐을 같이 들어주며 구글맵으로 호스텔 위치를 파악해 앞장서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언덕이 많다고 들었지만 막상 캐리어를 끌고 걸으려니 오르막길이 힘이 부친다. 그 와중에 나는 샌프란시스코 명물 클래식한 케이블카가 눈에 들어온다. 다음 순서를 기다리는 케이블카는 아직 사람을 태우지 않아 한산했는데 나는 첫 샌프란시스코의 기념사진을 남기고 싶어 본능적으로 ‘저 여기서 사진 한 번 찍어도 돼요?’ 하고 물어본다. 흥많은 기사아저씨는 물론이지, 여기 의자에 앉아 찍어!  옆에서 코치를 해준다. 유학생 친구도 하하 웃으며 맞아요, 여기서 꼭 한번 기념 사진 찍어야 돼요! 하며 나의 미국여행 첫 사진을 찍어주었다.


14시간의 긴 비행시간, 화장도 안한 초췌한 내 얼굴, 나름 공항패션이라고 입은 편한 롱치마.. 엄청 피곤했지만 표정만은 밝다.

갈림길에서 유학생은 길을 알려주고 약속 장소로 갔다. 여기까지 함께 와준게 얼마나 고마운지.
잘가! 고마웠어!
네. 언니도 여행 잘 하세요!

나도 구글맵을 실행시키고 호스텔을 찾아봤다. 찾기 쉬워서 2블럭정도 걸으니 금방 찾았다. 아직 체크인하기에는 이른시간이라 짐부터 먼저 맡겼다. 미리 한국에서 예약을 했고, HI 호스텔증을 만들려고 한다고 하니 간단하게 서류 작성하고 금방 만들었다. 미국 여행을 하면서 숙소는 거의 HI호스텔을 예약했기 때문에 호스텔증을 만들면 유용하다. 발급비용이 있는데 호스텔증이 없으면 1박당 추가되는 비용이 있으니 Hi 호스텔에서 몇박을 할 것인지 생각해서 만들면 된다. 호스텔증을 만든 호스텔에서는 사용할 수 없지만 3일이상 머물 호스텔에서 하룻밤 꽁짜로 잘 수도 있는 바우처도 준다. 그런데 돈이 예상한 것보다 많이 나왔다. 미국의 TAX 값이 생각보다 많이 나와서 당황해하니 나처럼 tax에 당황하는 손님들이 많이 있었던지 직원이 이해한다며 미국은 tax가 있어서 더 비싸게 느낄 수 있다고 친절히 설명해준다. 아무튼 미국의 높은 물가를 실감했다. 나중에 알았지만 미국은 tax값도 주마다 다르게 책정된단다. 캘리포니아주가 tax가 높은 편인 것 같다.

마음 같아서는 몸을 깨끗이 씻고 화장도 예쁘게 하고 옷도 좀 갈아입고 여행을 시작하고 싶었지만, 아직 체크인하기에는 이른 시간이라 짐만 맡길 수 있단다. 그리고 날씨도 흐리고 바람도 제법 불어서 오히려 뭐라도 더 겹쳐 입고 나가야 할 것 같았다. 따뜻하고 화창한 캘리포니아는 어디에 있는거지?


간단히 캐리어 짐만 맡긴 후 숙소에 있던 샌프란시스코 지도 한 장을 챙겨들고 밖으로 나왔다.

자..이제 여행을.. 시작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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