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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요즘 뉴스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다름 아닌 ‘인공지능’ 혹은 ‘AI’ 일 것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가전 업체들은 신제품에 인공지능 기술이 들어갔다고 광고한다. 테슬라, EV3 등 최신 자동차 모델에는 자율주행 기능이 꼭 들어간다.
그런데 인공지능은 기존의 다른 IT 기술과는 조금 다른 특징이 있다. 바로 우리 일터에서 편리함 뿐 아니라 무인화라는 복합적인 변화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복합적이다…라는 표현을 쓴 건 긍정과 부정이 함께 있기 때문이다. 무인화 덕분에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지만 동시에 일자리도 없어진다.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이 늘어나 실업률이 올라가면 그에 따른 악순환이 기다리고 있을 테다.
온라인, 인터넷, 모바일 등 기존의 IT 기술은 업무를 도울 뿐 사람을 대체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인공지능은 사람을 대체한다. 인공지능의 양면성은 무섭다.
무인화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자체를 알아야 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하지 않았나? 그래야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응용해서 결국 이겨낼 수 있다.
누구나 인공지능을 알아야 한다. 초등학교 다니는 어린 자녀부터 학부모,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인공지능이 무엇이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배워야 한다. 만약 인공지능이 특정 전문가들에 의해서만 만들어지고 우리는 인공지능에 무지하다면 인공지능의 절대적 영향력 아래에서 그저 수동적 존재로 살아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비전문가 입장에서 인공지능을 배우거나 이해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아마도 다음과 같은 이유들 때문이다.
인공지능을 배우기 어려운 첫 번째 이유는 영어 때문이다. confusion matrix, deep learning 등 인공지능에 쓰이는 용어들 대부분 영어다. 우리말로 표기되기도 하지만 영어 표현 혹은 일본식 표현을 한글로 바꾼 것에 불과하다. 그래서 한글로 쓰여 있지만 이해하기 어렵고 외계어처럼 느껴진다.
이렇게 영어 표현이 인공지능에 많은 이유는 인공지능이라는 기술이 영미권에서 태어나고 발전했기 때문이다. 구글, 애플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미국, 캐나다 등 영어를 쓰는 국가에 본사를 두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인공지능 분야의 주요 논문들이 모두 영어로 쓰여진다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논문이 영어로 쓰여진다는 것은 해당 연구가 영어로 기획되고 진행된다는 것이다.
“언어가 생각을 지배한다”는 말이 있듯 영어에 기반을 둔 연구는 자연스럽게 영어로 표현되게 마련이고 해당 영어 단어가 아니면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 버린다. 결국 한국 사람 입장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영어라는 장벽을 넘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인공지능을 배우기 어려운 두 번째 이유는 수학 때문이다. 인공지능은 수학이라는 벽돌로 쌓아 올린 집이다. 벽돌과 벽돌 사이를 메꾸기 위해 프로그래밍이나 코딩 같은 IT 지식이 필요하긴 하지만 본질은 수학이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능 즉 지적 능력을 컴퓨터로 구현한 것인데 인간의 지적 능력을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수단이 바로 수학이다. 수학은 숫자나 기호라는 옷을 입고 있지만 속살은 논리와 분리다. 즉 말로 주저리주저리 설명하기 어렵고 거추장스러운 논리를 숫자와 기호의 조합으로 쉽게 표현한 것인 수학이다. 수학… 그렇다 우리의 머리를 아프게 하는 그 수학이 바로 인공지능의 핵심이다. 그래서… 슬프게도 인공지능은 어렵다.
만약 수학이 없다면 우리는 사과의 개수를 셀 수 없을 테고, 하늘에서 내리는 비의 양을 알 수 없을 테고, 초등학교 앞에서 안전하게 운전하기 위해 몇 km/h의 속도로 달려야 하는지 알 수 없을 것이다. 수학이 없다면 사과 한 박스에 10개의 사과가 있다는 사실을 설명하기 위해 길고 긴 설명을 해야 할 것이다.
인공지능을 배우기 어려운 세 번째 이유는 ‘어려운 설명’ 때문이다. 인공지능은 영어와 수학이 만나 탄생하고 발전한 것이므로 그 자체로 어렵다. 전문가가 아닌 이상 인공지능의 어려운 개념을 한 번에 듣고 바로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쉬운 설명이 필요하다.
그런데 인공지능에 대한 대부분의 책은 어렵게 설명한다. 책을 쓰는 사람 즉 전문가가 자신이 편한 방식으로 글을 쓰다 보니 막상 책을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어렵다. 비전문가의 눈높이에 맞는 쉽고 친절한 설명이 필요하다.
그래서 본서는 어깨 힘 쭉 빼고, 무게 잡지 않으며, 쉬운 말로 인공지능 기술에 대해 설명하자는 목적으로 태어났다. 소파에 누워서 유튜브 영상 보듯 본서를 읽다 보면 어느새 인공지능이 무엇인지 쥐도 새도 모르게 이해가 될 것이다.
인공지능이 가져올 큰 변화에 독자들이 현명하게 대처하는 과정에… 본서가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