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적인 연인과
쉽게 헤어지지 못하는 이유
데이트 폭력의 위험
데이트 폭력을 당해본 적 있나요?
꼭 주먹으로 상대를 때려야 데이트 폭력인 건 아니에요. 연인을 막 대하거나, (“넌 진짜 멍청한 것 같아”) 자존감을 깎아내리는 행동, (“딴 사람들한테 물어봐 네가 정상인가”) 연인을 과도하게 통제하는 행동도 (“걔네랑 놀지마 / 그거 하지마”) 모두 데이트 폭력에 포함됩니다. 일종의 언어적, 정서적 폭력이죠.
데이트 폭력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당장 그 사람과 헤어지는 겁니다. 문제는 그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거예요.
우리 헤어져!
퍼듀 대학의 아리아가 교수는 데이트 폭력 피해자들을 연구하다가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데이트 폭력 피해자들은 모두 헤어지고 난 뒤 연애할 때보다 훨씬 더 행복하다고 답했지만, 정작 연애 중일 때는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거예요.
"데이트 폭력 피해자들은 오히려 현재 연인과 헤어지면 지금보다 더 불행해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막상 헤어지고 나서 물어보면 연애할 때보다 두 배는 더 행복해지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말이죠." (퍼듀 대학, 아리아가 교수)
왜 데이트 폭력 피해자들은 헤어지고 나면 훨씬 더 행복해진다는 사실을 미리 깨닫지 못하는 걸까요?
이별의 장점
모든 이별이 나쁘기만 한 건 아니에요. 특히 데이트 폭력 피해자의 경우, 당장 연인과 헤어지는 건 힘들겠지만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건 분명 좋은 일이죠.
하지만 데이트 폭력 피해자들은 이러한 이별의 장단점에 대해 객관적으로 판단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이들은 연인과 헤어지면 이별의 과정이 얼마나 힘들지, 그 빈자리가 얼마나 클지에 대해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연인과 헤어지고 나면 더이상 폭력을 겪지 않아도 된다는 이별의 장점은 생각하지 못하거나 외면해버리죠." (퍼듀 대학, 아리아가 교수)
즉, 헤어졌을 때 겪을 이별의 아픔은 실제보다 과장되게 생각하면서 현재 겪고 있는 연인의 폭력은 사소한 문제라고 여긴다는 거예요. 당연히 이별을 주저할 수밖에 없죠.
상상 그 이상
실제로 아리아가 교수가 171명의 데이트 폭력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피해자들의 삶의 만족도는 연인과 헤어진 뒤 대폭 상승했어요. 자신들이 연애할 때 상상했던 것보다 평균 2배나 더 높아졌죠.
"이별에 대한 두려움은 데이트 폭력을 겪는 사람들이 연인을 떠나지 못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입니다. 하지만 그 두려움을 극복해야 합니다. 이별은 생각만큼 힘들지 않을 거고, 그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좋을 테니까요. (퍼듀 대학, 아리아가 교수)
헤어지자!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 글이 말하는 “데이트 폭력”은 물리적인 폭력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에요. 연인을 업신여기는 태도, 모욕감을 주는 행위, 사생활에 대한 심한 통제도 모두 데이트 폭력에 속한다구요!
"특히 상처나 흔적이 남지 않는 언어적, 정서적 폭력의 경우 피해자들이 폭력의 심각성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별 것 아닌 것’, ‘어쩌다 그런 것’, ‘나도 문제가 있기 때문에’라고 생각해버리기 쉽죠." (퍼듀 대학, 아리아가 교수)
만약 지금 연인의 행동이 데이트 폭력인지 아닌지 헷갈린다면 스스로 끙끙 앓기보다는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물어보세요. 데이트 폭력의 피해자일 수 있는 나 자신보다는 훨씬 더 객관적인 평가를 해줄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만약 주변 사람들이 데이트 폭력이 맞다고 얘기한다면, 이별을 두려워하지 말고 당장 그 관계를 박차고 나오세요!
* Arriaga, Ximena B., et al. "Individual Well-Being and Relationship Maintenance at Odds The Unexpected Perils of Maintaining a Relationship With an Aggressive Partner." Social Psychological and Personality Science (2013): 194855061348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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