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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양일 Nov 09. 2017

캐나다의 가을 #1

생각보다 아름다웠던 풍경이지만, 겨울의 그림자가 빨리 오고 있는 곳

그곳에는 일종의 막연한 환상이 있었다


출장이나 여행으로 꽤 많은 나라들을 다녀봤지만 미국이야 일 때문에 갈 기회가 있어도 뉴욕이나 로스엔젤레스, 시애틀 같은 대도시나 실리콘밸리가 있는 샌프란시스코 아닌 이상, 캐나다를 직접 갈 기회는 참 드물었다.


학교가 있어 가야만하는 작은 도시들은 어찌보면 그 방문목적이 분명하지만, 캐나다는 단풍이 유명하고 메이플시럽만 기억나지 딱히 일부러 가긴 어려운 곳 아닌가. 어찌보면 영국 런던이나 아일랜드 더블린을 갔을 때만큼 다소 생경한 느낌의 장소이다.



BBC의 영국드라마 셜록(Sherlock)의 도입부에서 ‘세상의 온갖 어중이 떠중이들이 모이는 런던’ 정도의 표현까지는 아니어도, 첫 발을 디딘 밴쿠버는 딱 기대보단 감흥없는 서부의 첫 인상과 크게 다르진 않았다. 중국인들 왜 이렇게 많고 이리 다양하니(...)


아니 건너편 시애틀은 전혀 문제 없는데, 미국 내 다른 도시도 쓸만한데 밴쿠버는 우버(Uber)가 안 된다니(...) 물론 다행히도 YVR 공항에서는 다운타운까지 운행하는 Lincoln Towncar 리무진 택시도 있어서 잔뜩 업어간 짐을 문제없이 몸과 함께 호텔로 옮길 수 있었다.



원래 어느 도시를 가든지 가급적 들리는 곳이 전통 시장인데, 시장 한켠에 앉아 맥주와 함께 연어 칩스 잔뜩 들어간 버거와 클램차우더 스프는 한국보다 스산해진 기온임에도 불구하고 속을 채우긴 더 없이 좋은 음식 아닐까?


물론 이민자의 나라이자 유럽에서 넘어왔다는 캐나다가 아무래도 음식의 근본(?)이 특별히 없다보니 당시만해도 여행 다닐 때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인 술 빼고 식도락이 이번 여행에서 제외될 것이라곤 전혀 알지 못하긴 했었다.



저녁에 현지에 정착한 예전 업계 분과 페이스북 지인들을 만나 수다를 떨며 현지 Craft beer만 수십개 모아놓은 신문물(?)인 Craft beer market에서 vancouver 좋은 점과 다양한 맛집 볼거리를 전달받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다음날은 원래 여행의 목적인 Calgary로 비행기로 떠나야 했기에 나중에 다시 왔을 때 겸사겸사 들를꺼리를 남겨두어야 했고, 최근에 아마존(Amazon)이 secondary office를 밴쿠버로 정한 바람에 아무래도 가볼 기회가 많아지지 않을까 싶다.


사실 캐나다의 주수입도 다른 북미지역이나 영국 런던처럼 대학을 기반한 교육서비스를 주수입으로 하고 있기에, 비자 받기 가장 쉬운 방법은 대학을 가는 것이기도 하고, 현지 네트워크를 쌓기에 이만한 방법이 없기도 하다.


최근 트럼프의 미국 내 비자 이슈도 취업하러 넘어온 중국인과 인도인들이 다소 편중되는 불균형들이 이루어지고 있기에 자국내 산업을 보호하고 자국민의 고용률을 높이려는 미국에 비해 캐나다는 최근 발표한 이민정책과 비자는 상대적으로 권장하는 나라 아니던가.



직항이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들린 다소 짧은 밴쿠버를 뒤로하고 원래 이번 여행의 주목표였던 캘거리로 국내선 비행기로 이동했다. 구글 맵으로 살펴보니 운전만 쉬지 않고 10시간을 해야하는데, 여행가서 운전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캘거리 시내와 에드먼턴, 재스퍼, 밴프로 이어지는 산악(?)체험을 위해 SUV를 빌렸다만, 예약 실수로 예상보다 너무 큰 대형차와 full coverage insurance를 가입하는 참사가 벌어졌는데, 두고두고 운이 좋았던 선택이었다.


한국에서도 주로 카니발 리무진을 몰고 다니니 어지간한 큰 차에 익숙했는데 GMC Yukon을 몰아보니 에스컬레이드도 마찬가지로 RV Van보다 더 클 줄은 몰랐다. 북미 큼지막한 도로와 주차장이 아니었다면 다소 고생했을텐데 여행동안 운전하면서 하나도(!) 차 크기로 인한 불편함이 없더라. 물론 몇 천 cc나 되는 배기량을 쓸 일 역시 없었지만.


고기고기고기. 버거버거버거.


일요일날 문 연 곳도 잘 없어서 거의 한국의 Outback 수준으로 많이 있는 Keg steakhouse에서 허기를 때우고 한인마트에서 현지에서 먹을 음식들을 트렁크에 채웠는데, 의외로 현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어서 일부러 한국에서 챙겨가질 않았다.


어차피 렌터카 반납과 토론토로 넘어가는 비행기 예약이 캘거리로 돌아와야해서 일정도 있으니, 대충 시내를 둘러본 다음 운전대를 잡고 에드먼턴(edmonton)으로 이동했다.



캐나다 여행루트:

밴쿠버-캘거리-에드먼턴-재스퍼-벤프-토론토


(호응이 있다면) 다음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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