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by writing
C.S.Lewis
반그늘 땅 한 뙈기 얻어
열무 씨앗을 심고
물을 흠뻑 뿌려주었네
다음 날도 그 다음날도
일없이 마중 가는 것처럼 둘러보며
훌쩍 마음 쓰이는 그곳
씨앗 움트는 소리
한눈팔지 않고
흙을 밀어 올리는 소리
나는 오금이 저리도록
소리의 행간에 앉아
다 큰 열무를 헤아려보았네
봉지에 남은 씨앗 몇 알
차갑게 식어가는 내 심장에 심고
빚더미를 이고서
기와집 한 채 올리려 했다는
어머니의 꿈처럼
점점 깊어지는 것이네
걷기 여행을 좋아하며 시를 쓰고 있는 안태현의 브런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