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by writing
C.S.Lewis
말을 더듬는 그가
끼니마다 고봉밥을 먹는 그가
부슬비 내리는 날
호미 들고 장화를 신은 채
나에게 새둥지를 보여주겠다고 앞장선다
계단 옆 녹슨 소화전
둥그런 구멍 속을 들여다보니
부리 노란 새끼 네 마리
눈도 못 뜬 그것들이
제 어미를 반기듯
입을 쩍쩍 벌리며 아우성이다
저거 보라고
저게 시 아니냐고
사람보다 일밖에 모르는 그가
외진 방에 사는 그가
더듬더듬
내 시 속으로 질러온다
걷기 여행을 좋아하며 시를 쓰고 있는 안태현의 브런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