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정말 원하는 서비스는?
얼마전 복잡한 강남을 벗어나 숲세권을 찾아 근교로 이사했다. 대중교통이 없는 산 밑 외딴 집?의 습격이랄까 아침마다 출근하는 신랑 차 얻어 타려고 새벽에 집을 나선다. 차도 있고 면허증도 있는데 운전 실력만 없다. 출근 시간이 9시 30분까지인데 하루 빠짐없이 늦어도 7시면 강남에 도착한다. 그 귀한 아침 시간을 운동을 하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하고 어떨 땐 쪽잠?을 자기도 하는데 그나마 1주일에 한 두번은 꼭 헬스장을 가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그렇게 멀고 이르고 남다른 아침 출근이다 보니 고객으로서 서비스를 받는 접점은 굉장히 많이 존재한다.
먼저 광역버스이다.
같은 시간대에도 기사님들이 늘 같은 것은 아니라 어떨 때는 정말 친절하기도 하시고 어떨 때는 놀라울 정도로 불친절하기도 하시다. 한번은 출근 전 들려야 할 곳이 있어서 목적지 관련 질문을 하며 승선했는데 절대 안들릴 리 없는 나의 질문에 얼굴을 안보는 것은 물론 대답 따윈 하지 않고 앞만 보고 있다. 머쓱하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한데 어찌되었든 답변을 들어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재차 질문을 했지만 그 제도 쳐다보지도 않는다. 그 쯤되니 나도 슬슬 화가 나기 시작한다. 그래서 내가 한 행동은 소리지르고 항의?를 하고 싶은 생각이 스침에도 다시 재차 그것도 한 톤 높여 밝은 목소리로 기사님 OO경유 하는 거 맞나요?라고 미소지으며 물었더니 힐끗보며 예!
하곤 다시 앞만 보신다. 경직되거나 부끄러워 사람 대하기 힘든 인상도 아니시다. 약간 유들 유들한 이미지라고나 할까? 그 정도 되니 이건 직업 적인 불친절이 아니라 내가 나이들고 뚱뚱한 아줌마 승객이라 그런가? 전혀 맥락없는 생각까지도 하게 되었다. 내리는 순간까지도 불쾌함이 명치에 머물러 있었지만, 불쾌함도 나 만 겪는 거이니 굳이 가질 필요 없다고 나를 설득해 내고서야 자유로워 졌었던 기억이 있다.
기사님의 언행에서 난 무엇이 불편했던 걸까?
1. 나를 무시했다.
2.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았다
3. 아이컨텍은 물론 존중하는 바디 랭귀지가 없었다.
4. (승객이 궁금해 하는 것에) 관심없었다.
5. 들은척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버스를 타고 오는 내내 기분이 좋지 않았고 내릴 때도 그 기분은 나아지지 않았다. 사실 버스는 그 번호가 아니면 안되는 절대적인 부분이 있어서 앞으로도 탈 수 밖에 없지만 만약 다른 기사분들 포함 그 회사 버스가 불친절하다면 다음에 또 다른 대체가 가능해진다면 버스를 타지 않을지도 모른다.
두번 째 접점은 헬스장이다.
사실 헬스장도 기구나 PT강사가 만족스러우면 그냥 다니게 되는 곳이기는 하다. 그런데 헬스장에서의 고객접점의 많은 부분은 사람을 포함해서 환경에 있다. 운동을 하는 운동기구의 청결함. 운동 이후 샤워장의 바닥, 샤워부스, 옷장, 심지어는 에어콘과 선풍기들의 위생 상태도 환경에서 케어되어야 하는 고객 만족 서비스의 핵심이다. 요즘은 웬만한 곳이 다 친절하다는 고정관념이 있음에도 이 또한 사람이 원인이 된다. 어떤 직원은 문의 사항을 끝까지 듣고 거기에 맞는 말을 답변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친절한 응대라는 걸을 잘 알고 있는 거 같은데 또 다른 직원은 잘 들어 주지도 않고 행동을 해 주지도 않는다. 그럴 때는 잔뜩 불편한 심경으로 다음에 회원권 끊을때는 다른 곳도 알아보리라 혼자 굳게 다짐하기도 한다.
세번째 접점은 파리 땡땡 빵집이다. 나이가 좀 있으신 부부가 운영을 하시는 곳인데 벌써 1~2년 쭈욱 들렸던 곳이다. 이 곳의 특징은 고객이 불친절하게 하시는 두 분의 고집이라 할까 어찌 되었든 난 이 분들께 굉장히 까다롭고 불친절한 고객이다. 예를들면 내가 자주 구매하는 품목이 양송이스프, 햄벅샌드위치, 커피등인데 늘 먼가 나 한테 이리해라 저리해라 하시는 게 많으시고 꼼꼼하고 느리게 꼐산하고 준비하신다. 회사에서 조금 거리가 있어 살짝 2~#코스 버스를 타야해서 커피나 스프등이 흐르지 않도록 개별 포장을 이야기 하면 단호하다. 안된다고. 회사에서 비닐을 쓰지 말라고 해서 쓸 수가 없다고 하는데 빵들은 다 개별 비닐에 담고 있다. 그리고 3가지 종류를 흐르지 않고 잘 딜리버리 하기 위해 나름 비닐 백에 잘 담아 가야 하는데 차가운거와 뜨거운것을 같은 무리에 넣으려 하기에 제지하면 힘으로 뺏어간다. 그 분은 음식의 온도를 고민하는 내 생각은 잘 읽지 못하고 포장에만 몰입한다. 결국 내가 말없이 분리 하면 또 그걸 그냥 두지 않으신다. 그렇게 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결국 난 마음을 다스리기가 어려워져 인상을 쓰는걸로 귀결되엇던 거 같다 늘. 그렇게 자주 가지 않고 띄엄띄엄 가다보니 설마 날 못 알아 보겠지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그것마저도 내 바람대로 되지 않았다. 자주 오시는 데 왜 할인카드나 적립을 안하냐는 질문으로 나를 잘 알고 있다는 걸 알게 된거다. 사실 샤워하고 화장을 안하고 왔으니 알아보지 못할거라는 생각에 완전히 화를 낸 건 아니지만 인상을 쓰긴 한거 같기 때문에 눈치가 보였다.
결국 난 굉장히 불친절한 고객이 된 것 같았다. 스프를 그냥 들고 가지 데워달라하지 않나. 커피도 그냥 들고 가지 비닐 달라고 하지 않나.포장도 본인이 더 잘 알지 고객이면서 시키는대로 안하고 고집만 세가지고 ㅎㅎㅎ
보지 않아도 귓가를 맴도는 말투이시다. 돌아나오는 내 머리 속엔 불편감이 가득했고 기회가 되면 다른 빵집을 쫌 뚫어야 겠다는 강한 다짐까지 담고 온다.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적정함과 맛 때문에 선택하게 되긴 하지만 같은 조건이라면 아마 여길 다시 오지 않으리라.
결국 3종류의 서비스를 제공받는 고객의 입장에서 본 서비스는 현장에서 우리가 늘 개선하려 하고 노력하는 포인트에서 매우 낮은 점수를 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스는 굴러 가고 헬스장도 운영되고 심지어 빵집은 고객이 많다. 어쩔 수 없는 것일까? 그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알아서 목적지를 잘 찾아서 기사님들께 묻지도 말고 지저분한 헬스장 주변 환경은 알아서 치우면서 사용하고 빵이든 머든 먹고 싶은 거 골랏으면 주인이 시키는대로 주는대로 가져가고 맛나게 먹기만 하면 되는 것인가?
cs를 하는 사람이다 보니 일말 깐깐하고 높은 잣대를 대고 있는 거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고객이 되었을 때 다른 고객에 비해 훨씬 깐깐하고 따지기 좋아하는 약간은 진상이되는 나 조차도 이런 접점의 서비스를 받아 들일 수 밖에 없다면 메디컬 현장에서 많으 접점의 서비스를 받는 고객들은 얼마나 참고 또 참다가 말도 없이 우리의 허락?은 받지도 않고 또 다른 마음에 드는 곳을 찾아가는 걸까? 이미 우리 병원에 존재하지 않는 고객에게 물어 볼 수도 없는 것임에. 고객이 좀 꼼꼼하고 불친절하거나 요구사항이 많다고 하더라도 정말 원하는 서비스를 잘 표현 하실 수 있게 만들어 드리는 법을 더 연습 시켜야 함을 절감하는 화두이다.
결론적으로, 고객은 조금 불친절해도 괜챦다. 하고 싶고 원하는 건 언제든지 표현하고 또 풀고 가시라. 그리해서 천년 만년 같이 늙어 가야지 않겠나. ( 고객이 불친절하다는 것이 폭언 폭행 인신공격을 해도 된다는 이야기느 절대 아님을 밝힙니다.)
그래도 내가 고객일 때 조금은 덜 무섭고 잘 대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해 보련다.
날이 차갑다. 내일은 몇시에 출근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