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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율립 Apr 13. 2021

봄의 꽃밭

최근에 일회용 필름 카메라 2개를 샀다. 3  교토 여행에서 찍은 필름 카메라 사진을 봤는데 약간 흐릿한 사진들은 오히려 그때의 희미했던 기억을 또렷하게 만들어줬다. 한창 페이스북에서 인스타그램으로 주 채널이 이동했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물은 휘발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그보다  휘발되는 스토리도 생겼지만. 이런 의미에서 필름 카메라는 시대에 필요한 감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필름에 엄마와의 시간을 담아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어느 순간 엄마와의 시간이 점점 애틋해졌다.


엄마와의 시간이  생각보다 많지 않을까  종종 애틋하고 떨리는 마음이 든다. 자주는 아니지만 함께 나갈  필름 카메라로 엄마를 담기로 했다. 미래의 나를 위해서. 오늘은 가장 늦게까지 벚꽃이 피어있다는 남산으로 향했다. 아직 벚꽃나무라고 부를  있는 예쁜 나무 앞에서 서로를 필름 카메라로 찍어줬다. 엄마는 자주  앞에서 걸음을 멈췄고 나는 그런 엄마에게 자주  핸드폰을 내줬다. 내가 엄마를 필름 카메라로 담아두려는 것과 같은 마음의 결일까. 엄마는  저렇게 자주  앞에서 멈출까. 모든 꽃을 찍으려는 걸까.  저렇게 클로즈업을 해서 꽃을 찍을까.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오래 꽃을 찍는 엄마를 기다렸다. 덕분에 핸드폰 사진첩에는 내가 감히 찍을  없는 봄의 꽃밭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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