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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영 May 13. 2019

내 친구 윌슨

캐스트 어웨이(2000)


개나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을 보며 생각했다. '저들이 사람이 아닌 동물에 애정을 갖는 건 사람으로 채워지지 않는 외로움 때문일 거야' 그때는 나도 외로우니 다른 사람들도 외로워 보였나 보다.


최근 본 영화 <캐스트 어웨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는 국제 택배회사 페덱스(FedEx) 관리자 척 놀랜드(톰 행크스 분). 갑작스러운 비행기 사고로 홀로 무인도에 떨어져 머물며 고립된 생활을 하게 된다.



과거 무인도 시리즈 심리테스트가 유행했었다. 무인도에 간다면 가져갈 3가지, 무인도에 데려갈 동물을 고르는 것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해석 따위 전혀 기억나질 않으니 별 의미도 없었겠지.


영화에서 대용 인간이 등장한다. 사람 이름 같은 '윌슨' 배구공인지 피구공인지 모르겠지만 무인도에 홀로 남겨진 척의 하나뿐인 친구다. 희로애락을 같이하는 친구가 한마디도 못하는 점이 애석하지만 척이 무인도에서 견딜 수 있었던 건 다른 생존 물품보다 '윌슨'이었다.


윌슨과 함께 울고 웃고 기뻐하는 척에게 배구공 윌슨이라도 있음에 너무도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마지막 섬을 탈출하며 윌슨을 망망대해에 떠나보내게 된 것이 못내 마음을 미어지게 한다. 윌과 함께 집에 돌아왔다면 여전히 평생의 친구가 되어 있지 않을까? 자신을 고독에서 살린 신적인 존재가 됐을지도 모르겠다.


'윌슨'


인간이 혼자 살 수 없다는 건 불멸의 진리이지만 윌슨과 같은 대용 인간이 있다면 홀로 살 수도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로 인해 자신만의 방을 만들고 홀로 살아가는 이들도 적지 않으니 말이다. 인간과 대용 인간의 차이점이라면 상처를 주지도 배신하여 떠나가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들을 '최애'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는가?


배구공 친구 '윌슨'을 잃었을 때의 오열하는 장면이 자꾸 눈앞에 아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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