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자신을 알라
아버지를 죽이고 왕좌를 빼앗은 삼촌 스카를 피해 달아나 외로운 떠돌이 생활을 하던 심바. 얼마나 힘들었을까? 아버지가 항상 말했던, 조상들이 자신을 지켜줄 거라 했던 말을 부정하기에 이르렀다. 분명 지켜준다고 했는데
'나도 그랬었다. 나 좀 지켜달라고'
이전의 무한 긍정은 찾아볼 수 없고, 원망과 비난, 그리고 분노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내게도 이런 모습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낯설기도 하지만 한참의 백수생활을 통해 이제는 조금 익숙해졌다.
나를 잘 몰랐던 건지, 아님 내가 변한 건지, 헷갈린다. 누군가가 내가 누구라고 알려줬으면 좋겠지만 말해준다고 한들 믿을까? 그렇지 않을 것 같다.
'심바'가 자신이 동물의 왕이며, 품바와 티몬과도 친구가 될 수 있는 겸손한 왕이며,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지킬 수 있는 힘을 가진 '라이온 킹' 임을 스스로 깨우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힘든 시절이 계속되면 자기 안에 감춰진 보석을 바라보지 못하는가 보다. 덩치가 우람하고, 멋진 갈기로 깃을 세워도 소용없다. 시련은 움츠려 들게 하기 마련이다.
그럼 대체 난 누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