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무너질 땐 하나만 이상이 생기지 않는다
사람의 몸은 연결되어 있다. 병원에서 분류해 놓은 것처럼 제각기 장기가 단절해서 기능하지 않는다. 유기적으로 연결된 복합체. 그게 사람이다.
모든 게 연결되어 있다. 이 이야기의 흐름도 마찬가지. 허리 다음으로 목이 무너졌다. 그리고 그전에 발목이 아팠던 건 허리 통증의 복선이었으리라.
어느 날 발목이 아프기 시작했다. (물론 이 ‘어느 날’도 복선이 존재한다. ) 나는 주로 스터디 카페에 있다가 공부하기가 힘들 때면 밖을 나와서 하염없이 걸었다. 너무 피곤하고 머리가 멍해서 도저히 어떤 것도 집중이 안 되는 그런 날 말이다. 그때, 발목이 ‘찌릿’한 느낌이 들었다. 어우 소름 끼쳐.
사실 발목통증은 꽤 오래전부터 말썽이어서 (고등학생 때 한번 담을 넘은 이후로…) 깊은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엔 관심을 안 두기엔 앉아 있어도, 누워있어도 시큰거리기 시작했다. 아주 관심을 달라고, 아우성이었다.
처음엔 또 일부러 더 무리해서 걸어보기도 했다. (너무 안 걸어서 생긴 문제인가 싶어서) 결국 발목 보호대를 찼다. 정형외과 선생님의 처방은 발목은 아예 쓰지 말라는 것. 그때부터였다. 앉기, 눕기 이 두 가지만 하기 시작한 게. 스쿼트는 무슨 산책도 호사였다.
그렇게 발목이 무너졌고 두 번째는 허리였는데 오늘은 아침은 네 번째 손가락에 감각이 이상하다. 누군가 마디에 고무줄을 묶은 채 풀어주지 않는 느낌이었다. 팔 어딘가도 저리고 머리도 덩달아 아팠다.
다니고 있는 한의사 선생님께 물으니 목 디스크 증상이에요. 라고 하신다. 어이없다. 이번엔 목이라니. 물론 정형외과에서 사진은 찍지 않았으니 정확한 진단은 아니었다. (사실 엑스레이도 디스크가 보이지는 않는 진단 방식이다.) 사실 아직도 난 ‘생산활동을 하는 인간으로 살기’에 미련이 남아있었다. 취업 준비까지는 아니더라도 블로그라도 하자. 어쨌든 난 콘텐츠를 계속 만들어야겠다. 그런 결심을 하고 열중이었다. 배에 블루투스 키보드를 올리고 눈 앞에는 침대 거치대로 고정한 아이패드를 보며 누운 채로 열심히 두들겨댔다. 그 결과는 두구두구 이달의 블로거가 아니라, 목 디스크였다.
내 몸이 송충이가 됐다. 목부터 어깨, 허리, 심지어 한 번 뒤집어서 발목까지. 모든 부위에 침이 꽂혀있었다.
몸이 무너질 땐 딱 한 곳만 이상이 생기지 않는다. 우린 헝겊 조각으로 이어 붙인 인형이 아니다. 자전거 뒷바퀴 체인이 앞바퀴에 연결되어 같이 움직이는 수준도 넘어섰다. 발목, 허리, 목 관절끼리 연결은 물론이고 내부장기, 세포의 작동, 면역 시스템 하나하나 세세하게 통합되어 굴러가는 게 우리의 놀라운 몸이다. 그러니, 관절이 순서대로 무너지고 결국 장기까지, 몸의 작동이 멈추기 시작한 건 참으로 개연성 있는 서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