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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조의 호소 Apr 29. 2016

봄이 왜 안 좋냐

사랑은 진짜일까?

추위가 가신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콧등에 땀이 맺히는 봄이다.

사람들의 옷소매가 훌쩍 짧아진 걸 보니 더 실감난다.


날씨가 풀리면

겨우내 팽팽했던 마음의 긴장도 덩달아 느슨해진다.

그동안 어디 숨어 있었는지 모를 수많은 인파가

봄바람 휘날리는 거리로 쏟아져 나온다.

지난 봄과 달라진 게 있다면,

매년 유행하던 벚꽃엔딩 대신

봄이 좋냐는 솔로들의 반항가가 들려온다는 것이다.


솔로들에게 봄은 왜 잔혹한가?
수많은 솔로들은 어째서 이 따뜻한 계절을 빨리 보내려고만 할까?
옆에 누가 없다는 사실이 왜 그토록 힘들까?


나 역시 솔로다.

하지만 봄이 싫진 않다.

평생을 외로웠지만

봄이라고 유난히 외로울 건 또 없다는 거다.


나는 사랑을 믿지 않는다.

연애도, 결혼도,

결국 의무감으로 유지될 뿐이다.

마냥 이쁘게만 보이던 애인이 싫증나는 건 한 순간이다.

서로 죽고 못 살던 연인도 어느 순간부터는 남이 된다.

아주 사소하고 보잘 것 없는 이유로

영원히 틀어질 수 있는 게 바로 사랑이다.

로맨스는 드라마 속에만 존재할 뿐이다.


그래서, 내 말은,

사랑은 존재하지 않으니까,

애꿎은 봄을 미워할 이유도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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