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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나나 Mar 25. 2016

#16 버림받는 건 익숙해지지 않는다

세상에 편견만큼 무서운게 있을까?

엎질러진 물은 다시 주워담을수 없는것마냥 한번 머릿속에 각인된 좋은 혹은 나쁜 이미지는 쉽사리 벗기가 힘들다. 편견이란게 좋은의미보다는 나쁜 의미를 뜻하는 게 더 일반적인걸 감안하면 한쪽으로 치우친 나쁜 고정관념을 뜻하는 건 분명하다.


"유기동물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이런 질문에는 어떤 대답이 나올까?

사람들의 예상대로 더럽다, 전염병이 있을거같다, 사납다, 물거 같다, 성격이 이상하다. 나이가 많다 , 못생겼다 등등의 대답이 대부분이다. 더 기가 막히는것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보호자들의 대답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즉, 본인의 강아지와 보호소철장안의 저 강아지는 근본적으로 태생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금수저 흙수저가 이들에게도 적용된다고나 할까?


유기동물이 되는건 생각보다 간단하다.교배업자들이 죽어라 새끼만 빼다 나이가 들어서 버리는 경우, 애인 또는 부부간이 이별하며 서로 떠 넘겨 버려진 경우, 보호자의 임신출산, 이사, 유학 으로 버려지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열겨한 이유로 동물을 버린자들은 번개를 맞아 죽어도 시원찮을 쓰레기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의도치 않게 유기동물이 되는 경우도 문제다.  실수로 목줄이 풀려 도망가버리고, 도둑이 들어 강아지만 훔쳐가기도 하고, 열린문으로 택배아저씨를  쫓아가기도 한다, 또한 중성화를 하지 않아 발정으로 인한 가출도 심심찮게 많아서 의도치 않게 고아로 전락해버리는 동물도 많다. 즉, 태어나면서부터 유기동물로 태어나는 아이는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잊고 있다. 아니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는것 같다.

저 불쌍한 아이들에게도 한때나마 따뜻한 가족이 있었다는 그 사실을...





우리 큰형부는 대형견을 좋아한다. 시골에서 어렸을때부터 여타 시골똥개들과 어울리며 자랐고 진도, 셰퍼트를 비롯한 큰 강아지를 키웠었다고 한다. 얼마전 형부가 갑자기 골든리트리버에 푹 빠져 입양할만한 아이가 있는지 알아봐달라는 부탁을 했었다. 대형견 입양율이 현저히 낮은 우리나라에서 안락사가 당연한 수순이었던 아이를 살릴수 있는 이 기회에 난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이렇게 말했었다. "유기동물 공고에 올라온 아이 있는지 빨리 알아볼게요!  꺄오!!  신난다!!"  그러나 곧이어 형부에게서 돌아온 대답에 난 할말을 잠시 잃었었다.

안돼 !! 그런애들은 문제 있는 애들이잖아...


망치로 머리를 한대 맞은것 같다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아....그게 이럴때 쓰는 말인가 싶었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유기동물에 대한 편견이 이런거였구나....약간의 예상은 했지만 너무 당연히  돌아온 대답에 난 적잖이 충격을 받았고 가족에게서 들은 얘기라 그런지 더욱 실망을 감출수가 없었다. 늘상 그런 얘기를 듣는지라 그럴땐 따끔하게 한 소리 하곤 했는데, 가족이라 그런지몰라도 평소에 속사포처럼 훈계하던 말이 쉽사리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형부가 과연 나쁜 사람인걸까? 대답은 전혀 아니다 올시다 . 이건 그냥 ' 무의식중에 학습된 편견' 이었던 거다.


-ㅇ
    -이적  '거짓말'-                                  

다시 돌아올 거라고 했잖아

잠깐이면 될 거라고 했잖아

여기 서 있으라 말했었잖아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그대만을 하염없이 기다렸는데

그대 말을 철석같이 믿었었는데

찬 바람에 길은 얼어붙고

나도 새하얗게 얼어버렸네



오지 않을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려본적이 있는가?

추위에 떨며 혹은 배고픔에 지쳐가면서.....

아이의 이름과 나이를 적은 메모 한장과 함께 버리는것이 당신이 해줄수 있는 마지막 호의였나요?

당신이 반드시 불행하길 기도할게요....그게 다 내 업보로 돌아온다해두요...

꼭 불행하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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