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키워드
상간녀,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우울, 정신과치료, 단식, 회복, 첫 그림개인전
2023년 키워드다.
정말 서로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의 조합이고, 이 많은 것이 한 해 동안 일어났다는 것이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돌이켜보면 아이러니하게도 꿈만 같다.
그 사건 이후로...
얼마 만에 글을 다시 쓰는 것인지,
용기가 필요했다.
다시 다수의 사람들을 상대할 수 있는 용기 말이다.
글을 쓴다는 것이 나에게 이렇게 큰 의미인지 이전에는 몰랐다.
2023년, 나에게 큰 고난도 있었지만 그 만큼 큰 깨달음도 있었다.
그 사건 이 후로 조금씩 회복되고 있지만
이상하게도 글만큼은 쓸 수가 없었다. 이 브런치 외에도 몇 개 글을 쓰는 플랫폼이 있는데,, 다시 시작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멈춰버린 고장 난 시계태엽을 억지로 감는 것처럼
깊은 호수 아래 침잠해 있다가 억지로 끌어올려지는 것처럼
모든 게 다 끝나고,
내 몸과 마음과 정신이 온전히 회복되고 난 후
글을 쓰고 싶었다.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돌아오고 싶었다.
아직 온전하게
그 일련의 사건들로부터 회복되지는 않았음에도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2023년을 몇 시간 남기지 않은 이 시간,
삶의 고통과 행복이라는 스팩트럼의 양 끝단을 경험한 이 2023년을... 그래도 마무리 글 하나 정도로는 남겨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나에게 글을 다시 쓴다는 의미는
그 사건과 함께 멈춰버린 나의 삶을 다시 천천히 흐르도록 하는 매개체가 아닐까.. 하는
분명 고통이었으나
그를 통해 깨달은 바가 있다.
더 깊은 우주의 원리, 신의 섭리를 깨닫게 되었고
나의 내면과 나의 세계가
더 건강하고 단단하고 성숙해졌다.
아마도 이를 위해 그러한 일들이 일어난 것인지도 모르겠다.
잘 견뎌냈고,
잘 살아남았다.
* 마치 '길을 가다 묻지 마 살인'과 같은 일을 당한 그 일련의 사건들은 차차 글로 쓸 계획이다. 그렇게 게워내야만 할 것 같다. 온전한 평안과 회복 그리고 성장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