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 홈 화면에서 '벤치마킹' 데이터를 통해 확인해보세요 :)
고객사 미팅을 하다 보면 종종 '다른 곳은 어떻게 하나요? 업계 평균적으로 이 정도면 수치가 높은 건가요?'와 같은 질문을 받는다. 질문에 정확히 답을 하려면 모든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건 가능하지 않고, 동일 산업군의 특정 고객사 데이터를 알고 있어도 평균치를 모르기 때문에 답변이 불가능하다. 아마 질문을 하는 고객사 입장에서도 자사의 서비스가 잘하고 있는지 체크하려는 목적에서 질문을 하지 않았을까.
헌데 최근에 GA 업데이트 내역을 보니 '벤치마킹' 리포트 기능이 추가되었다. 업데이트 내용을 요약하자면, 구글이 GA를 이용하는 전 세계 웹사이트와 앱을 산업 단위로 분류했고, 자사의 지표를 업계 평균 데이터와 비교해서 잘하고 있는지 평균에 못 미치는지 모니터링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야말로 구글이니까 제공할 수 있는 기능이 아닐까 싶다. 웬만한 웹사이트는 거의 GA를 사용하고 있고 이를 산업군 단위로 분류를 했을테니 말이다. GA 업데이트는 상시 체크하지만 이번 업데이트는 솔깃해서 실제로 데이터가 어떻게 나오는지 확인해봤다.
데모 계정으로 가서 '홈' 메뉴로 접속한 다음, 상단에서 확인되는 지표 영역을 클릭하니 기존에 없던 '벤치마킹'이라는 카테고리가 보인다. 현재는 다른 메뉴에서 해당 기능을 이용할 수 없다. GA에서 선택할 수 있는 모든 지표가 아니라 일부 지표만 선택할 수 있는데 'Purchaser rate(전체 사용자 중 구매자 비중)'를 클릭했더니 지표가 업계 평균 대비 어느 정도에 위치하는지 상위 25%, 50%, 75% 이렇게 3개의 데이터로 보여준다. 데이터를 완전히 신뢰하긴 어려워도 대강 자사 서비스가 잘하는지 못하는지 체크는 가능해 보인다. 기간은 현재일 기준 최대 30일까지로 했을 때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기간을 60일로 했더니 벤치마킹 데이터가 보이지 않았다.
체류 시간이 높고 객단가(ARPPU)가 높기로 알려진 국내 커머스는 실제 벤치마킹 데이터와 비교해도 최상단에 랭크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세션 체류 시간'처럼 세팅에 영향을 덜 받는 지표는 벤치마킹을 통해 자사 지표의 상태를 체크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만약 데이터가 조금 이상하다면 벤치마킹 카테고리가 잘못 선택된 건 아닌지 체크해보시길.
다만 벤치마킹으로 제공하는 지표가 전체 평균이기 때문에 한국만 필터링하는 게 불가능하고, 카테고리를 아무리 세분화시켰다고 해도 서비스별 트래픽이 제각각이라서 재미삼아 참고만 할 정도지 여기서 지표가 낮다고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된다. 자사의 지표도 그냥 현재 수치를 표시하는 게 아니라 전체 평균 대비 어느 정도인지 직관적으로 표기해주면 좋으련만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다. 젤리피쉬 같은 리셀러의 경우 GA 프로덕트 담당자한테 서비스 개선 피드백을 전달할 수 있는데 한번 정리해서 전달해봐야겠다.
벤치마킹 데이터가 어떤 그룹을 기준으로 노출되는지 확인할 수도 있다. 아래 이미지를 보시면 데모 계정의 경우 '쇼핑 포털'이라고 되어 있는데, 만약 자사 서비스와 매칭되지 않는 카테고리로 선택되어 있다면 변경해서 데이터를 다시 조회하면 된다. 사실 새로운 기능이라기보다는 기존 GA4 이전에 썼던 UA에서 제공했던 기능이다. GA가 UA에서 제공했던 기능을 유지한 상태에서 플러스 알파를 제공해줬으면 유저들의 불만이 덜할텐데, 기존에 잘 쓰던 기능 다 없애고 결국 나중에야 하나씩 추가하니 GA 리셀러 입장에서도 조금은 답답하다. 그래도 하나씩 정상화(?)되고 피드백을 적극 수용하려는 구글 프로덕트 팀의 자세는 칭찬할만하다.
젤리피쉬 고객사 중 글로벌 쥬얼리 이커머스의 경우도 카테고리가 꽤 정확히 분류되는 걸 확인했다. 구글이 데이터를 얼마나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는지 이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의류 카테고리로 접속하면 스포츠 의류 하위 메뉴가 나오고 그 안에서 싸이클링 의류를 선택할 수 있을 정도다. 요새 ChatGPT가 검색 기능도 출시하고 여러모로 구글이 주도권을 뺏기는 것처럼 보이는데 구글도 나름 한방을 준비하고 있지 않을까. 네이버와 카카오는 이제 글로벌보다는 안전빵만 고집하고, 검색보다는 쇼핑에만 집중하는 느낌이다. 여튼, 벤치마킹 기능이 없는 것보다는 분명 도움이 되는 기능이지만 개인적으로 2%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벤치마킹 데이터를 100% 믿으면 안 되는 이유를 적어보려 한다.
우선, GA 구축 및 세팅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데이터가 잘못 쌓여도 구글은 이를 고려하지 않는다. 하긴 그것까지 고려하는 게 불가능하고 만약 고려해서 기능이 출시됐다면 이건 박수감이다. 예를 들어, 'key event(주요 이벤트) rate'는 수집한 이벤트 중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이벤트인데 그동안 목격했던 상당히 많은 GA 속성에서 'session_start(세션이 시작될 때 수집)' 같은 자동 수집 이벤트를 'key event'로 세팅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이렇게 되면 'bounce rate(이탈률)' 지표도 정확하게 트래킹되지 않고 데이터를 조회하는데 있어 여러모로 문제가 많이 생긴다. 때문에 벤치마킹을 통해 확인되는 업계 평균 데이터는 참고만 해야지 인사이트를 뽑는다는 생각은 애초에 접어두시는 게 정신 건강에 좋다.
뿐만 아니라 'Transactions(거래수)' 지표도 'Purchases(구매건수)'와 'Refunds(환불건수)'가 합산된 지표이기 때문에 환불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산업군이라면 'Transactions' 지표보다는 'Purchases' 관련 지표로 보는 게 더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환불 이벤트를 수집하는 경우도 있고 수집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구매건수 데이터를 수집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모르는 상태에서 데이터를 보게 되면 아무리 좋은 기능으로 산출된 데이터라 할지라도 의미없는 숫자에 불과하다. 개인적으로 벤치마킹 기능이 호응을 얻기 위해서는 국가별 필터 기능과 지금보다 더 많은 벤치마킹 지표가 제공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벤치마킹을 통해 제공되는 데이터를 보고도 '음...그래서 어쩌라고?!'라는 얘기가 나올 게 뻔하다.
이번에 업데이트 된 '벤치마킹' 기능을 이용하려면 전제 조건이 있다. 일정량의 트래픽이 충족되어야 하고, 계정 세팅(Accouont details)에서 '참여 모델링 및 비즈니스 통계'에 체크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벤치마킹 기능을 이용할 수 없다. 소규모 웹사이트보다는 주로 엔터프라이즈 속성을 위한 기능이라고 보는 게 맞다.
GA 벤치마킹 기능을 소개하면서 아쉬운 점과 개선되었으면 하는 부분도 짚어봤다. 다시 말하지만 벤치마킹 데이터는 그냥 참고용이고 비교할 지표를 고를 때에도 변수가 적은 지표를 골라서 조회하시는 걸 권장드린다. 젤리피쉬 고객사 중에는 평균보다 월등히 높은 데이터를(e.g. 구매자당 거래수) 보여주는 고객사도 있었고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고객사도 있었다. 기능적인 측면에서 조금만 업데이트가 된다면 분명히 괜찮은 기능인 건 분명하다. 하지만 경험상 개선에 대한 기약은 구글 사정에 달려 있기에 너무 많은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