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사용하지 않는 앱은 지우거나 알림을 끄자
긴 연휴에 코로나가 겹치면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었고 넷플릭스 콘텐츠를 많이 소비했다. 넷플릭스가 추천하는 콘텐츠는 내가 그동안 봐왔던 콘텐츠에 기반해서 비슷한 장르를 제안한다. 추천 알고리즘 기반이므로 내가 관심이 없는 콘텐츠는 거의 추천받지 못한다. 유병욱 님의 ‘평소의 발견’ 이라는 책에서는 이런 이유로 다른 영역을 억지로 경험해보려 평소에 노력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맞는 말이다. 콘텐츠 선택에 있어서도 주체적인 자세가 중요하다.
양질의 콘텐츠를 보고 싶은 마음에 가끔 지인들에게 볼만한 콘텐츠가 없는지 물어본다. 넷플릭스 구독 안한다는 사람이 별로 없었던 걸 보면 꽤 많은 사람들이 구독을 하고 있나보다. 그리고 그들이 알려준 콘텐츠는 넷플 추천작보다 중간에 끊지 않고 봤던 것 같다. 요새는 예전에 비해 드라마나 영화보다 다큐가 좋다. 픽션보다는 실제 이야기가 끌린다. 영화관이 아니면 끝까지 보는 영화가 드문데 다큐는 대부분 끝까지 본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취향이 바뀐건가..정확하게 모르겠다. (혹시 넷플 다큐 중 괜찮은 다큐가 있다면 추천 부탁드려요!)
추천드리고 싶은 넷플릭스 다큐는 ‘소셜 딜레마’, ‘거대한 해킹’이라는 콘텐츠다. 소셜 미디어 데이터가 사회적으로 어떻게 악용될 수 있는지를 페이스북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 사실 유투브도 별반 다르지 않다. 사회가 양극화되는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이들이 기여한 부분도 상당하다. 다른 진영 얘기는 무시하고 들으려 하지 않으니..나도 한겨레 독자지만 조선일보 기사는 믿음이 가지 않는다. 믿고 볼만한 보수지가 없다.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건가..??
페이스북은 마크가 대학교 커뮤니티로 시작해서 커졌고 현재는 전 세계 모바일 유저라면 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서비스다. 검색해보니 매일 8억명이 접속한다고. 당신에게 맞는 정보와 상품을 추천한다는 명분 하에 학교, 지역, 관심사, 심지어 연애 여부까지 수집한다. 입력된 데이터는 사람들을 분류하는데 사용된다. 누군가는 좋아요를 누를 것이고 그건 2차 데이터로 활용된다. 페이스북의 수익화를 위해...우리가 자발적으로 입력하는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그들은 환호할 것이다. 정보가 곧 돈이기 때문에. 이걸 알고 모르고의 차이는 크다. 안다면 굳이 내 정보를 자세히 입력하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자신의 정보를 입력해서 그들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그 결과 엄청난 데이터가 그들의 서버로 수집됐다. 물론 순기능도 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를 통해 영감을 주는 콘텐츠를 발견하거나 인플루언서의 생각을 엿보기도 한다. 개인이 받아들이는 정도에 따라 그런 점이 삶에 영향을 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누군가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돈을 벌고 스타가 되기도 한다. 좋아요의 숫자가 많아지면 기분도 좋아진다.
다큐에서는 개인이 입력한 데이터나 콘텐츠에 좋아요를 한 데이터가 가공되어 광고주에게 제공되고 기득권 계층은 이를 악용해 본인들의 권력을 쟁취하는데 사용했다는 얘기를 깊게 다루며 경각심을 일깨운다. (거대한 해커에서 위 내용을 다룬다) 나는 다큐를 보고 휴대폰에 설치한 대부분의 앱 알림을 껐고 사용하지 않는 앱이나 사용하지 않을 것 같은 앱을 지웠다. 이미 넘어간 데이터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그들이 설계한 알고리즘에 악용되고 싶지 않다. 알림을 끄고 한달이 지난 뒤 휴대폰 사용시간을 비교해 볼 생각이다. 1/3 정도는 줄어들지 않을까. 줄어든만큼 책을 보거나 대화를 하는 빈도가 증가하길 기대하며.
데이터를 분석하는 입장에서 보면 데이터는 많을수록 좋다. 심지어 수집한 데이터가 체계적으로 분류되어 있다면 그만큼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무궁무진하다. 데이터의 가치는 이미 석유의 그것을 넘어선지 오래다. 왜 구글 포토 서비스가 사진 백업을 무료로 제공할까. 구글은 말한다. 당신의 추억을 클라우드에 공짜로 저장해주겠다고.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 분명 그들은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익화 할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할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유투브에 접속했을 때 수집된 데이터에 기반하여 적절한 광고를 노출시킬 것이다.
기업이 수집한 데이터를 악용한다면 어떻게 될까. 세상은 우리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 것이다. 다큐에서는 트럼프가 지난 대선에서 힐러리를 이긴 이유가 부동층에게 힐러리 비방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노출시킨 결과라고 언급한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캠프의 캠브리지 애널리티카 라는 회사에 페이스북이 회원 데이터를 제공했다고 얘기한다. 브렉시트, 미얀마 총리 선거 등에서도 같은 방법을 활용했고 이는 굉장한 파장을 일으킨다.
데이터를 제공하는 사용자에게는 본인이 제공한 데이터를 언제든 열람할 수 있는 권리가 필요하다. 데이터 자본주의라는 책에서는 데이터 세금을 언급하는데 기업이 가진 데이터에 세금을 부여해야 한다는 얘기를 한다. 더 깊게 파보고 싶다면 읽어보시길!
고객이 동의한 데이터에 세금을 매기는 부분은 논란의 여지가 크지만 지금 상황을 그대로 두기엔 너무 위험하지 않나 싶다. 소비자의 데이터를 악용하는 기업에게는 법과 규제를 통해 그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처벌을 해야 한다. 그래야 사회가 좀 더 건강한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같이 보면 정말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다큐다.
사족. 넷플릭스가 페이스북을 까는 다큐를 만든 게 데이터 분석에 근거한 실험 콘텐츠 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페이스북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넷플릭스 시청 시간이 늘어날 것이다 라는 가설을 검증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