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아이들이 연을 날리는 잠실 올림픽 공원의 오후. 홀로 연을 띄우기 힘들어 보이는 어떤 아이를 위해, 준호는 얼레를 들고는 힘껏 달려주었다. 지켜야 할 것이 있다면 그런 꿈과 사랑, 누군가의 희망. 원형질의 부드러운-저 나무처럼 굳건히 뿌리내린 마음 같은 것들. 사진 찍는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새소리. 토성 주변을 걷는다. 잔디밭 아래로 느껴지는 촉촉한 흙이 새로운 계절이 왔음을 알리고 있다. 새파란 하늘 위로 날아오른 연의 머리살이 봄바람을 갈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