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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파트너 Oct 13. 2024

어떤 소리가 들리십니까

갈피를 못 잡고 있는 팀장님에게

몸 안에서, 몸 밖에서, 내 안에서 올라오는 수많은 소리들이 있습니다.

기분 좋은 소리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자연에서 들을 수 있는 시원하게 철썩 이는 파도소리, 바람결에 바스락 거리는 나무소리, 기타나 피아노 소리가 곁들여진 음악소리, 온몸을 맡기게 되는 리듬들, 즐거움이 넘치는 웃음소리, 고요함이 가득한 호흡하는 소리들이 떠오릅니다. 반대편에 있는 소리들도 있습니다. 똑같은 상황에서도 자신의 마음 상황에 따라 어제는 기분 좋다고 느꼈던 소리가 짜증이 나거나 화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밥투정하는 소리 같은 것이 그렇더라고요. 귀엽게 보이기도 하지만, 답답하기도 하고, 조급해지기도 하죠.


회사에 출근하면 어떤 소리가 있나요?

마우스를 클릭하는 소리, 프린터기 작동되는 소리, 전화벨 소리,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는 안내 음성, 커피머신이나 정수기 사용하는 소리, 출근 인사하는 소리, 회의하는 소리, 새로운 아이디어에 감탄하는 소리, 성과 부진에 나오는 한숨소리, 동료 간 응원하는 소리, 답답함에 울컥하게 되면 훌쩍거리는 소리도 있네요. 식사 장소에 따라 고기 굽는 소리도 있습니다. 식사 지리에서 대화 소리가 적어지면 팀 분위기를 돌아보게 되는 상황도 생깁니다. 기분이 좋은 소리, 그렇지 않은 소리도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 못 듣게 되면서 생기는 소외감이라는 것도 있고, 생활 소리에 마음을 빼앗겨서 몰입도가 떨어지기도 합니다. 물론 반대로 편안함을 느끼면서 몰입도가 올라가기도 하지요.


몸을 경계로 몸 밖에서 들리는 소리들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생각해 봅니다. 나를 기분 좋게 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행동이 있을 것이고, 나를 힘들고, 짜증 나게 하는 소리를 멈추게 하는 행동도 있을 것입니다. 더불어 통제할 수 없는 소리들도 있습니다. 통제하지 못한다면 수용하거나 회피하는 방법을 선택하게 되겠네요.


몸 안에서 들리는 소리들도 있습니다. 몸 안에서 들리는 소리는 위나 장에서 나오는 소리를 떠올릴 수 있겠네요. 몸 안이라는 표현보다는 내 안에서 들린다는 것으로 표현을 바꿔봅니다.

끊임없이 올라오는 마음의 소리들이 내 안에서 나옵니다. 관찰된 것을 말하기도 하고, 평가를 담기도 하고, 과거와 미래의 특정 시점에서 후회와 걱정만 하는 소리도 있고, 사실인 것 같지만 끊임없이 소설을 쓰고 있는 소리들이 있습니다.


‘노란색이네’
 ‘그게 아닌데, 상황이 바뀐 것을 다시 설명해 줘야겠군’
 ‘만약 이렇게 했다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어떻게 해야 하지, …. 큰일 났다’


내 안에서 올라오는 소리가 의미있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확인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알고 있는 것과 하고 있는 것을 알아차리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확인하면서 온전하게 나답게 살기 위해 알아야 합니다.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서 지속할 것과 멈춰야 할 것, 시도할 것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밖에서 들리는 조언이나 피드백, 넘쳐나는 방송매체에서 하는 모든 소리들이 자신의 것이 될 수 없습니다. 도움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시점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자신 안에서 올라오는 소리를 외면해서 방황하게 되는 경우도 발견하게 됩니다.


플레이어로 있을 때보다 리더의 자리에서는 자신과의 대화가 더 필요해집니다. 복잡한 상황에서 우선순위를 놓고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들이 많아집니다. 세상에 있는 지식으로 일하는 것보다 자신의 경험치와 지혜로 일해야 하는 경우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것은 구성원들에게 전이되어 팀의 성과,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제일 먼저 할 것은 자신과의 대화하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의사결정을 내리는 매 순간도 되겠지만, 출근이나 퇴근길, 온전히 혼자 있을 때 그날의 자신과 대화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부서 내에서 어떤 소리들이 오고 가는지 관찰합니다. 필요한 소리는 끌어낼 수 있도록, 불필요하고 불쾌감이 일어나는 소리는 멈출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면, 그것이 냉소적인 침묵인지 풍요로움의 고요함인지 생각합니다. 내 안에서 아무런 소리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물어봅니다. 상위리더에게, 구성원에게, 협업하는 부서의 리더에게, 회사밖의 전혀 다른 세상의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그렇게 다시 자신과의 대화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가끔은 자신의 호흡소리를 듣는 것을 추천합니다. 들숨과 날숨을 관찰해 봅니다. 혼자만의 시공간에서는 한숨을 크게 쉬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그렇게 중심을 잡아가는 것이 아닐까요.


 (글을 쓰는 작업은 나에게 필요한 자신과의 대화라는 생각이 많이 올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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