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공무원연금 5월호 칼럼
최근에 ‘MBTI’라는 성격유형 검사가 엄청난 유행을 타고 있습니다. 젊은 세대는 처음 만나자마자 ‘MBTI’ 유형을 묻습니다. 우리는 가장 먼저 나이부터 물었는데 말이지요^^.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는 마이어스(Myers)와 브릭스(Briggs)란 연구자들이 스위스의 정신분석학자인 카를 융(Carl Jung)의 심리 유형론을 토대로 고안했습니다. 이 검사는 자신이 외향적인지, 내향적인지, 감각적인지, 직관적인지, 이성적인지, 감정적인지 등등, 4가지 선호 지표에 따라 모든 사람을 16가지의 성격 유형으로 분류합니다. 한마디로 설명하면, ‘나는 어떤 성격의 사람인가’란 물음에 답을 주는 검사입니다.
‘MBTI’ 성격 유형 검사가 얼마나 믿을 만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요즘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대해 유난히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율이 30%를 훌쩍 넘었습니다. 거기에 팬더믹 시대의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혼자 있는 시간은 비약적으로 늘어났습니다. 나와 함께하는 유일한 사람은 거울에 비친 나뿐입니다. 그러니 내가 누구인지 물을 수밖에요. 그래서일까요? 서점가에서 베스트셀러 책장의 상단을 차지하는 자기 계발서들은 ‘나다움’ 혹은 ‘자기다움’이란 공통의 주제어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나다움’을 찾는 물음은 이제 필수 인생 질문이 됐습니다.
반면에 나이 들수록 우리는 자신에 대한 호기심을 잃어갑니다. 오히려 자신을 잘 알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습니다. 나보다는 남의 시선이 중요했고, 내가 좋아하는 것보다는 세상이 좋다는 것을 좇아 바쁘게 살아온 기성세대에게는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나를 규정하고 설명하는 모든 것들이 멈추고 사라지는 날, 우리는 불행에 빠지고 맙니다. 많은 사람이 은퇴 후에 심한 무기력과 우울감으로 고생하는 이유입니다.
나이 들수록 나에 대한 더 큰 호기심이 필요합니다. 나이 들수록 나다움이 무엇인지를 더 적극적으로 물어야 합니다. 어떻게 나다움을 찾아야 할까요? 우선 내가 좋아하는 것을 깊이 파야 합니다. 브랜드 전문가 조수용 제이오에이치 대표는 세바시 강연에서 ‘나음’보다 ‘다름’을 역설합니다. ‘나음’은 다른 사람들과 경쟁을 통해 획득합니다. ‘다름’은 나에게 집중하고 몰입할 때 얻어집니다. 조수용 대표는 우리는 비로소 ‘나음’의 시대에서 ‘다름’의 시대를 살고 있다면서, ‘다름’의 시대에서 성공하는 브랜드를 만드는 창의성은 내가 깊이 좋아하는 것으로부터 나온다고 강조합니다. 그러니 나다움을 발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깊이 좋아하는 것을 찾고, 그것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세바시 강연 | 조수용 제이오에이치 대표 '나음보다 다름'
긍정심리 전문가 박정효 블룸컴퍼니 대표는 나다움을 나만의 강점이라고 표현합니다. ‘당신의 강점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부분은 내가 남들보다 잘하는 것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박정효 대표는 세바시 강연에서 다르게 답합니다. 강점은 타인과 비교우위에 있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는 나의 강점을 내가 어떤 일을 할 때 에너지를 소비하는 게 아니라 에너지를 보태주는 것, 그 일을 오랫동안 지속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강점을 ‘특기'라고 표현하는 세바시 강연자도 있습니다. ‘국민영어법’ 온라인 강의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민호 작가는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반드시 자신만의 ‘특기'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 ‘특기’란 나에게 ‘특’별한 ‘기’쁨을 주는 것입니다.
세바시 강연 | 박정효 블룸컴퍼니 대표 '삶을 바꾸는 질문, 이제 나의 강점을 묻다'
세바시 강연 | 이민호 마인드 조깅 대표 '나다움을 찾아야 내 다음이 보인다'
최근 세바시가 만든 온라인 교육 플랫폼 ‘세바시랜드’에 스타강사인 김창옥 강사가 스피치 클래스를 열었습니다. 이 과정의 제목은 ‘김창옥의 자기다움 스피치’입니다. ‘자기다움’이란 키워드를 넣어서 젊은 세대 수강자들을 끌려는 의도였습니다. 과정이 열리자마자 수많은 사람이 수강신청을 했습니다. 뜻밖에도 수강자 대부분은 4050 세대의 사람들이었습니다. 내가 누구인지, 나다운 삶은 무엇인지 당당하게 묻기 시작하는 중년들이 부쩍 늘기 시작했다는 뜻입니다. ‘나다움’을 찾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용기입니다. 뒤늦게(?) 새로운 일을 도전하려고 할 때 누구나 두렵습니다. 그때 용기를 발휘해야 합니다. 용기 있는 자만이 나답게 살 수 있습니다.
- 구범준 세바시 대표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