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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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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이
Dec 21. 2024
엉엉엉 울었다.
치료받은 부위가 아파서 그랬고
처음 와본 울산 중구 거리에 서서
눌린 머리와 잘 떠지지 않는
눈이 서러워 울었다.
눈물만큼 콧물도 흘렀다.
할아버지 택시 기사님이 측은해 보였는지
가족의 병력과 간병, 본인의 예약된 수술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너무 아파 눈물이 줄줄 흘러요
하는 내게 안전하고 무사히
도착지로 데려다주셨다.
그랬더니 서러움이 반으로 줄었다.
눈물로 병원에서 받은 거즈는
얼룩이 지고, 콧물로 마스크는 덜룩이 졌다.
먼 길을 나설 때는 자신을 믿고
나서자는 <맨발이 일기>를 쓴 적이
있다.
오늘 길의 동행자는
황선미 작가님의 책과
울산 택시 기사님들이었다.
이제 눈물이 멈추고
손에는 경주 보리빵이 들려져 있고
끈적하고 떡이 되어버렸을지도
모르는 기억의 일부를 떼어
태화강에 흐려보내고 간다.
먼 길을 나설 때는.
나도 믿고 너도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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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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