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맨발이 4시간전

2024.12.23

동짓날 먹은 팥죽은

절에서 만든 것이었는데

달지 않고, 치즈처럼 쫀득한 새알이 들었다.

큰 호수의 일부를 떼서 담아 온 것 같았다.




속이 채워질수록

마음도 채워져 빈 구멍을 어루만져 주었다.

위로의 음식이었다.

엄마의 관심과 노고로 옆에서

잘 얻어먹었다.




넓디넓은 팥죽 호수에 배 띄워 나아간다.

젓는 곳마다 검붉은 물결이 일고

뽀얀 입김이 나온다.

이제야 오늘 있었던 일을 말할 힘이 생긴다.

얼굴과 손은 빨갛고

마음은 팥죽빛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