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탐구: 52주 완성 10

10주 차 탐구: 권능으로 말씀하시는 왕 (마 8장)

by 박루이


1. 산에서 내려오신 왕

지난 몇 주간 우리는 산 위에서 선포된 하나님 나라의 대헌장, 산상수훈을 묵상했습니다. 무리들은 그 가르침을 듣고 서기관들과는 다른 예수님의 ‘권위’에 놀랐습니다. 오늘 본문인 마태복음 8장은, 그 놀라움이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예수님은 말씀의 권위만 가지신 분이 아니라, 삶의 모든 영역을 다스리시는 능력의 왕이심을 친히 증명하십니다. 산 위에서 가르치셨던 왕은 이제 고통과 절망이 있는 삶의 현장으로 내려오셔서, 그의 나라가 단지 말이 아닌 능력임을 보여주십니다.


마태는 8장에서 예수님의 권능이 미치는 광범위한 영역을 보여줍니다. 왕의 권능은 질병과 사회적 소외, 공간의 제약, 제자도의 대가, 그리고 거친 자연의 혼돈 위에도 미칩니다. 이 권능 앞에서 우리는 “이이가 어떠한 사람이기에”라는 제자들의 질문에 함께 답을 찾아가게 될 것입니다.


2. 만지심의 권능, 회복시키는 권위

산에서 내려오시자마자 예수님은 한 나병환자를 만나십니다. 그는 당시 사회에서 종교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부정한 자’로 낙인찍혀 격리된 채 살아야 했던 사람입니다. 그는 예수님께 엎드려 “주여 원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나이다” (마 8:2)라고 고백합니다. 이는 놀라운 믿음입니다. 그는 예수님의 능력을 의심하지 않고, 오직 예수님의 ‘뜻(willingness)’에 자신을 맡깁니다.


이에 예수님은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말씀하십니다. “내가 원하노니 깨끗함을 받으라” (마 8:3). 당시 율법으로는 나병환자와 접촉하면 부정해집니다. 그러나 왕이신 예수님의 거룩함은 부정함에 전염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정함을 깨끗함으로 바꾸어 놓습니다. 왕의 권능은 모든 소외와 단절을 회복시키는 ‘만지심의 권능’입니다.


이어서 예수님은 가버나움에서 한 백부장을 만나십니다. 로마 군대의 장교였던 이 이방인은 자기 하인이 중풍병으로 고통받는다며 예수님께 간구합니다. 예수께서 직접 가시겠다고 하자, 그는 “다만 말씀으로만 하옵소서 그러면 내 하인이 낫겠사옵나이다” (마 8:8)라는 위대한 믿음의 고백을 합니다. 그는 자신의 군대 지휘 체계를 빗대어, 말씀 한마디로 모든 것을 움직이시는 영적 최고사령관으로 예수님을 알아본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스라엘 중 아무에게서도 이만한 믿음을 보지 못하였노라” (마 8:10)고 감탄하시며, 그의 믿음대로 하인이 즉시 낫게 됩니다. 왕의 권능은 시공간을 초월하는 ‘말씀의 권능’입니다.


3. 따름의 대가

예수님의 놀라운 권능을 목격한 사람들이 그를 따르려 할 때, 예수님은 제자도의 대가가 무엇인지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이 기적 이야기들 사이에 갑자기 끼어든 이 가르침은, 우리가 왕을 따르는 동기가 무엇인지 점검하게 합니다.


한 서기관이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따르리이다”라고 하자, 예수님은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거처가 있으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 (마 8:20)고 답하십니다. 왕을 따르는 길은 세상적인 안정과 편안함을 보장하는 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또 다른 제자가 부친의 장례를 치르고 따르겠다고 하자, “죽은 자들이 그들의 죽은 자들을 장사하게 하고 너는 나를 따르라” (마 8:22)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혈연의 의무를 무시하라는 뜻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부르심이 이 세상의 그 어떤 가치보다 절대적인 우선순위에 있음을 보여주는 충격적인 가르침입니다.¹ 왕을 따르는 것은 값싼 은혜가 아니라, 모든 것을 내려놓는 대가를 요구하는 길입니다.


4. 자연을 향한 권능

이어서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배를 타고 갈릴리 바다를 건너십니다. 그때 큰 놀이 일어나 배가 파도에 덮이게 되자, 죽음의 공포에 휩싸인 제자들이 주무시는 예수님을 깨웁니다. 예수님은 “어찌하여 무서워하느냐 믿음이 작은 자들아” (마 8:26)라고 책망하시고, 바람과 바다를 꾸짖으시니 아주 잔잔하게 되었습니다.


제자들은 심히 놀라며 서로 말합니다. “이이가 어떠한 사람이기에 바람과 바다도 순종하는가” (마 8:27). 그들은 아직 자기들이 모시고 있는 분이 누구인지 온전히 깨닫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는 단지 위대한 선생이나 치유자가 아니라, 혼돈의 세력을 상징하는 바람과 바다까지도 말씀 한마디로 잠잠케 하시는 창조주, 만유의 왕이십니다.


5. 결론: 당신은 누구를 따르고 있는가?

마태복음 8장은 예수님의 권능이 질병과 공간을 넘어, 제자도의 급진적인 요구와 거친 자연 현상에까지 미침을 보여줍니다. 그분의 권위는 제한이 없습니다.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나는 이처럼 모든 것을 다스리시는 왕의 권능을 신뢰하고 있는가? 그저 내 문제를 해결해 주시는 해결사 정도로만 생각하는가, 아니면 백부장처럼 그분의 말씀이면 충분하다는 절대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는가? 또한, 이 위대한 왕을 따르기 위해 세상의 안락함과 인간적인 우선순위를 내려놓을 각오가 되어 있는가? 이 질문 앞에 믿음으로 응답하는 한 주가 되기를 축원합니다.


각주:

¹ 디트리히 본회퍼, 『나를 따르라』 (복있는사람, 2012). 본회퍼는 이 구절을 해석하며, 예수님의 부르심은 우리의 모든 인간적인 책임과 관계 위에 서는 절대적인 부르심임을 강조한다. 그는 이를 ‘값싼 은혜’가 아닌, 순종을 요구하는 ‘값비싼 은혜’의 예로 설명한다.


1. 묵상과 나눔을 위한 질문

예수님은 당시 ‘부정하다’고 여겨졌던 나병환자를 친히 만져주셨습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나 교회 안에서 나병환자처럼 소외되고 우리가 만지기 꺼려하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백부장은 “말씀으로만 하옵소서”라고 고백했습니다. 나는 문제 해결을 위해 눈에 보이는 증거나 현상을 구합니까, 아니면 보이지 않더라도 주님의 말씀 자체를 신뢰합니까?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는 말씀은 왕을 따르는 길이 세상적 안정과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 내가 포기해야 할 안정이나 편안함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2. 적용할 내용

만져주는 손길 되어주기: 이번 주, 내가 속한 공동체(가족, 교회, 직장)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 한 명에게 다가가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거나 함께 식사하는 등, 예수님의 ‘만져주심’을 실천하겠습니다.
말씀 위에 믿음 세우기: 현재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문제 앞에서, 그 문제의 해결을 구하기보다 그 상황을 향한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찾아 선포하는 기도를 매일 드리겠습니다.
우선순위 점검하고 조정하기: 나의 시간과 재정을 사용하는 우선순위를 적어보고,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조정이 필요한 부분은 없는지 점검하겠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을 위해 덜 중요한 것 하나를 의식적으로 포기하는 연습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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