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로마서 10

제10장 듣고 믿어 구원에 이르는 길

by 박루이


제10장 듣고 믿어 구원에 이르는 길 (곡 43-47 / 로마서 10장)


로마서 9장이 하나님의 주권이라는 높은 산봉우리에서 역사를 조망하는 독수리의 시점이었다면, 로마서 10장은 이스라엘의 실패를 안타까워하며 그들의 구원을 위해 눈물로 기도하는 목회자의 시점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바울은 로마서 9장에서 이스라엘의 넘어짐이 하나님의 주권적인 계획의 일부임을 설명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책임을 면제해 주지는 않는다.


로마서 10장은 왜 이스라엘이 실패했는지, 그들의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이었는지를 해부하고, 그와 동시에 유대인과 이방인 모두에게 열려 있는 구원의 길이 얼마나 단순하고 보편적인지를 노래하는 장이다. 이 장은 구원의 방법에 대한 가장 명쾌한 복음의 선포이자, 그 복음을 전해야 할 교회의 사명에 대한 뜨거운 심장을 우리에게 이식시켜 준다.


제43곡. 형제들아 내 마음에 (로마서 10장 1-4절)

https://youtu.be/68VtLLTgjk8

롬 10:1-4

형제들아 내 마음에 원하는 바와 하나님께 구하는 바는 이스라엘을 위함이니 곧 그들로 구원을 받게 함이라

내가 증언하노니 그들이 하나님께 열심이 있으나 올바른 지식을 따른 것이 아니니라

하나님의 의를 모르고 자기 의를 세우려고 힘써 하나님의 의에 복종하지 아니하였느니라

그리스도는 모든 믿는 자에게 의를 이루기 위하여 율법의 마침이 되시니라


바울은 다시 한번 동족을 향한 자신의 간절한 마음을 토로하며 이 장을 시작한다. “형제들아 내 마음에 원하는 바와 하나님께 구하는 바는 이스라엘을 위함이니 곧 그들로 구원을 받게 함이라”(1절). 그의 소원은 분명하다. 그는 이스라엘의 구원을 진심으로 원한다. 그는 그들의 장점을 인정한다. “내가 증언하노니 그들이 하나님께 열심이 있으나 올바른 지식을 따른 것이 아니니라”(2절). 이스라엘의 문제는 ‘열심’의 부재가 아니라 ‘지식’의 부재, 즉 방향이 잘못된 열심이었다.

그들의 결정적인 실수는 ‘하나님의 의’를 모르고 ‘자기 의’를 세우려고 힘써 하나님의 의에 복종하지 않은 것이다(3절). 그들은 율법을 지키는 행위를 통해 스스로의 힘으로 하나님 앞에 서려고 했다. 그러나 바울은 복음의 핵심을 담은 한 문장으로 그들의 노력이 왜 헛될 수밖에 없는지를 선언한다. “그리스도는 모든 믿는 자에게 의를 이루기 위하여 율법의 마침이 되시니라”(4절). 여기서 ‘마침(τελος, 텔로스)’은 단순히 ‘끝(end)’이라는 의미를 넘어, 율법이 목표하고 지향했던 바로 그 ‘목표(goal)’, ‘완성(culmination)’이라는 의미를 가진다.¹ 그리스도께서 율법의 모든 요구를 완성하셨기에, 이제 의에 이르는 길은 율법 준수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뿐이다.


제44곡. 모세가 기록하되 (로마서 10장 5-8절)

https://youtu.be/2aXVhayqzwc

롬 10:5-8

모세가 기록하되 율법으로 말미암는 의를 행하는 사람은 그 의로 살리라 하였거니와

믿음으로 말미암는 의는 이같이 말하되 네 마음에 누가 하늘에 올라가겠느냐 하지 말라 하니 올라가겠느냐 함은 그리스도를 모셔 내리려는 것이요

혹은 누가 무저갱에 내려가겠느냐 하지 말라 하니 내려가겠느냐 함은 그리스도를 죽은 자 가운데서 모셔 올리려는 것이라

그러면 무엇을 말하느냐 말씀이 네게 가까워 네 입에 있으며 네 마음에 있다 하였으니 곧 우리가 전파하는 믿음의 말씀이라


바울은 ‘율법으로 말미암는 의’와 ‘믿음으로 말미암는 의’가 어떻게 다른지를 모세의 글(신명기)을 창의적으로 재해석하여 노래한다. 율법의 의는 “이를 행하는 사람은 그 의로 살리라”고 말한다(5절). 즉, 완벽한 순종을 요구한다. 그러나 믿음의 의는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네 마음에... 누가 하늘에 올라가겠느냐... 혹은 누가 무저갱에 내려가겠느냐 하지 말라”(6-7절). 믿음의 의는 우리가 그리스도를 모셔오기 위해 하늘에 올라가거나 죽음의 세계로 내려갈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이미 그 모든 일을 행하셨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셨고(하늘에서 내리심), 죽음에서 일으키셨다(무저갱에서 올리심). 그렇다면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인가? “말씀이 네게 가까워 네 입에 있으며 네 마음에 있다 하였으니 곧 우리가 전파하는 믿음의 말씀이라”(8절). 구원은 멀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우리 입과 마음에 가까이 와 있는 ‘믿음의 말씀’을 받아들이는 것이다.²


제45곡. 네가 만일 (로마서 10장 9-13절)

https://youtu.be/Mm-dPic-wbE

롬 10:9-13

네가 만일 네 입으로 예수를 주로 시인하며 또 하나님께서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것을 네 마음에 믿으면 구원을 받으리라

사람이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르느니라

성경에 이르되 누구든지 그를 믿는 자는 부끄러움을 당하지 아니하리라 하니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차별이 없음이라 한 분이신 주께서 모든 사람의 주가 되사 그를 부르는 모든 사람에게 부요하시도다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받으리라


그렇다면 우리 입과 마음에 가까이 와 있는 ‘믿음의 말씀’의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인가? 바울은 복음의 내용을 가장 아름답고 간결한 노래로 제시한다.

네가 만일 네 입으로 예수를 주로 시인하며 또 하나님께서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것을 네 마음에 믿으면 구원을 받으리라 (9절)

이것이 구원의 길이다. 입의 시인마음의 믿음. ‘예수를 주로 시인하는 것’은 황제를 주(Kyrios)로 고백해야 했던 로마 제국 상황에서 자신의 삶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선포하는 목숨을 건 신앙고백이었다. 또한 ‘그의 부활을 마음으로 믿는 것’은 십자가 사건이 실패가 아니라 하나님의 승리였음을 인정하는 것이다(10절). 이 구원의 길은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다. 구약성경이 증언하듯, “누구든지 그를 믿는 자는 부끄러움을 당하지 아니하리라”(11절). 바울은 다시 한번 강조한다.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차별이 없음이라 한 분이신 주께서 모든 사람의 주가 되사 그를 부르는 모든 사람에게 부요하시도다”(12절). 그리고 요엘 선지자의 말을 인용하여 이 보편적인 구원의 노래를 절정으로 이끈다.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받으리라”(13절).³


제46곡. 그런즉 그들이 (로마서 10장 14-17절)

https://youtu.be/UzPguAJnWc8

롬 10:14-17

그런즉 그들이 믿지 아니하는 이를 어찌 부르리요 듣지도 못한 이를 어찌 믿으리요 전파하는 자가 없이 어찌 들으리요

보내심을 받지 아니하였으면 어찌 전파하리요 기록된 바 아름답도다 좋은 소식을 전하는 자들의 발이여 함과 같으니라

그러나 그들이 다 복음을 순종하지 아니하였도다 이사야가 이르되 주여 우리가 전한 것을 누가 믿었나이까 하였으니

그러므로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았느니라


구원의 길이 이토록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다면, 왜 이스라엘은 구원받지 못했는가? 바울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구원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아름다운 논리의 사슬로 노래한다.


부르려면 → 믿어야 하고

믿으려면 → 들어야 하고

들으려면 → 전파하는 자가 있어야 하고

전파하려면 → 보냄을 받아야 한다 (14-15절)


결국 구원은 복음을 전하는 자들의 아름다운 발걸음(15절, 사 52:7 인용)을 통해 시작된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문제는 듣지 못한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다 복음에 순종하지 아니하였다”(16절). 바울은 이 모든 논의를 명쾌한 결론으로 마무리한다. “그러므로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았느니라”(17절).⁴


제47곡. 그러나 내가 말하노니 (로마서 10장 18-21절)

https://youtu.be/TIQSF3c5MR8

롬 10:18-21

그러나 내가 말하노니 그들이 듣지 아니하였느냐 그렇지 아니하니 그 소리가 온 땅에 퍼졌고 그 말씀이 땅 끝까지 이르렀도다 하였느니라

그러나 내가 말하노니 이스라엘이 알지 못하였느냐 먼저 모세가 이르되 내가 백성 아닌 자로써 너희를 시기하게 하며 미련한 백성으로써 너희를 노엽게 하리라 하였고

이사야는 매우 담대하여 내가 나를 찾지 아니한 자들에게 찾은 바 되고 내게 묻지 아니한 자들에게 나타났노라 말하였고

이스라엘에 대하여 이르되 순종하지 아니하고 거슬러 말하는 백성에게 내가 종일 내 손을 벌렸노라 하였느니라


마지막 노래에서 바울은 이스라엘이 가졌을 법한 마지막 변명들을 하나씩 반박한다. 혹시 그들이 듣지 못해서 믿지 못한 것은 아닌가? 아니다. 바울은 시편 19편을 인용하며 복음의 소리가 이미 ‘온 땅에 퍼졌고 땅 끝까지 이르렀다’고 말한다(18절). 그렇다면 듣기는 들었으나 깨닫지 못한 것인가? 그것도 아니다. 바울은 모세의 글을 인용하여 하나님께서 이미 이방인을 통해 이스라엘의 시기심을 유발하실 것을 예언하셨음을 보여준다(19절). 또한 이사야 선지자의 글을 인용하여 하나님께서 이방인들에게는 자신을 나타내셨지만, 이스라엘을 향해서는 “순종하지 아니하고 거슬러 말하는 백성에게 내가 종일 내 손을 벌렸노라”고 탄식하셨음을 보여준다(20-21절).⁵

이스라엘의 실패는 듣지 못해서도, 깨닫지 못해서도 아니었다. 그것은 하나님의 애타는 초청의 손길을 의지적으로 거부한 그들의 ‘불순종’ 때문이었다. 이 안타까운 탄식의 노래와 함께 9장은 마무리된다.


각주

¹ ‘마침(τελος)’의 의미에 대해 신학자들은 ‘종결(termination)’과 ‘목표(goal)’라는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강조한다. 더글라스 무(Douglas J. Moo)는 그리스도께서 율법 시대를 끝내셨다는 의미와, 율법이 궁극적으로 지향했던 의를 성취하셨다는 의미가 모두 포함된 중의적인 표현으로 본다. (Douglas J. Moo, The Epistle to the Romans, NICNT (Grand Rapids: Eerdmans, 1996), 643-647.)

² 바울이 인용한 신명기 30장 11-14절은 본래 순종하기에 멀리 있지 않은 율법의 말씀을 가리켰다. 리처드 헤이스(Richard B. Hays)는 바울이 이 구절을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재해석하는 ‘미드라쉬(midrash)’ 기법을 사용했다고 설명한다. 율법이 약속했던 내면화된 말씀의 성취가 바로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졌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Richard B. Hays, Echoes of Scripture in the Letters of Paul (New Haven: Yale University, 1989), 70-72.)

³ ‘주(Κύριος, 퀴리오스)’는 70인역 성경에서 하나님의 이름인 ‘야훼(YHWH)’를 번역할 때 사용된 단어다. 초대교회 성도들이 예수를 ‘주’라고 고백한 것은, 그를 단지 위대한 스승이 아니라 구약의 하나님과 동일한 신적 권위와 경배의 대상으로 믿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앙고백이었다. (Larry W. Hurtado, Lord Jesus Christ: Devotion to Jesus in Earliest Christianity (Grand Rapids: Eerdmans, 2003), 110-115.)

⁴ ‘그리스도의 말씀(ρηματος Χριστου)’이라는 표현은 복음의 내용이 바로 그리스도 자신에 관한 것임을 강조한다. 믿음은 막연한 신념이 아니라, 구체적인 내용, 즉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역이라는 말씀을 듣는 것에서 시작된다. (C. E. B. Cranfield, A Critical and Exegetical Commentary on the Epistle to the Romans, ICC (Edinburgh: T&T Clark, 1979), 540.)

⁵ 톰 라이트(N. T. Wright)는 21절의 이미지를 “자녀가 위험한 길로 달려갈 때, 돌아오기를 바라며 하루 종일 팔을 벌리고 서 있는 아버지의 모습”에 비유한다. 이는 이스라엘의 불순종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언약적 사랑과 아픔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N. T. Wright, Paul for Everyone: Romans, Part Two (London: SPCK, 2004), 78.)



월, 수, 금 연재
이전 09화뮤지컬 로마서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