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우라 고리유 Jan 29. 2024

제51화, "불만을 즐거워하세요"

프랑스와즈 사강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와 관련된 내용은 아녜요

"프랑스와즈 사강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와 관련된 내용은 아녜요"


 광화문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서울 도서관을 가다가 광화문 주변서 집회하는 사람들을 보았어요. 그들은 각자의 서로 다른 이유를 갖고서 도로를 점령하고 있었지요. 덕분에 제 버스도 덕수궁을 지나면서부터 지렁이 기어가듯 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들 표정을 하나하나 쳐다보게 됐어요. 하도 버스가 천천히 가더라고요. 그들 얼굴 보는 것보다 더 재밌는 건 없을 것 같더라고요.


 거기서 신기한 점을 발견했어요. 집회 참석자 모두 표정이 밝았다는 거예요. 이들은 집회를 즐기고 있었어요. 어두운 사람들이 없었어요. 그중에선 마치 좋아하는 콘서트에 가는 것처럼 화려하게 응원 도구를 들고서 도로를 방방 뛰는 사람도 있었어요. 무척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문득 이들을 보면서 '참 부럽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과연 나는 이들만큼 기쁨을 표출할 수 있을까. 이들만큼 도로를 점령하고 큰 목소리로 떠들어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더니 그런 기억 자체가 없더라고요. 즉, 저는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한 부류였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물론 이들이 하는 행위에 대해 가타부타 옳다 그르다의 문제가 아니고요. 제가 불만에 대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는 이야기예요.


 왜 솔직하게 말하지 못할까, 를 생각해 봤어요. 그것이 즐겁지 못해서였을지도 모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들처럼 방방 뛰거나, 소리를 지르며 웃을 자신이 없었던 것이죠. 

 물론 이들은 단체집회이기 때문에 저처럼 사사로운 불만을 표출하진 않았죠. 정확히 말하자면 비교불가한 이야기라는 소리입니다.


 그래도 이런 사람과 저를 애써 방 한 칸에 붙잡아 놓고 싸잡아서 뚜려패는 이유는 '즐거움'의 유무였던 것 같아요.


 저는 이들처럼 불만을 말하면서 즐거워할 자신이 없습니다. 또한 시간적 여유도 없고요. 재정적 여유는 더욱 없고요.


 이 밖에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거짓말이라고 생각해요. 


 생각해 보세요. 불만을 말하면서 즐겁다면, 누군들 불만을 밝히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요? 불만을 말할수록 확성기와 사이렌소리 그리고 꽹과리 소리가 커져만 가는데, 게다가 주변 사람들의 함성소리와 박수소리까지 버무려진다면, 글쎄요. 누구도 불만을 말하는 것에 대해 수치심이나 부끄러움을 느끼진 않을 것 같습니다.


 쓰다 보니 희한한 내용이 됐네요. 민망합니다. 


 아무튼 제 생각은 이래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작가의 이전글 제50화, "원하는 만큼 욕했습니다. 콩나물에게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