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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석 Aug 01. 2020

이미지 세대가 희망을 갖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

[2020 봄학기] 미래학개론 Q&A 2

출처 : 미래학개론 Introduction 수업자료, 서용석 교수

2020년 봄학기에 진행된 미래학개론 수업은 서용석 교수님이 주관한 수업이었다. 서용석 교수님은 하와이의 미래학자 짐 데이터 교수님의 제자로, 현재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의 교수님으로 부임해 계신다. 미래학개론 수업은 과목 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미래학의 기본 관점과 미래학자로서 고민하고 연구해야 할 다양한 분야/이슈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과목이다. 본 수업을 진행하면서 교수님이 매주 수업 말미에 제시한 주요 이슈들은 미래학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충분히 고민해볼 가치가 있는 질문들이었다. 


두 번째 질문 


이미지 세대 : 후기 정보화 시대를 사는 세대로, 1990년 이후에 출생하여 디지털/모바일 환경에서 성장했으며, 부모인 민주화 세대의 높은 교육열과 관심 속에서 성장하고, 무엇보다 텍스트보다는 이미지에 익숙한 세대로 현재 심각한 취업난에 직면(미래학개론 수업 자료, 서용석 교수)


이미지 세대가 희망을 갖기 위해서는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나?


본 질문은 내가 속해 있는 세대이기도 해서 특히 관심이 가는 질문이었다. 나를 포함한 우리 세대의 행복을 위해서는 어떤 고민들이 필요할까? 


먼저는 이미지 세대의 실패를 용납하고 언제든, 무슨 일이든 새롭게 도전하는 것을 격려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해야 한다. 실패는 곧 정체, 뒤쳐짐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또 하나의 발판이 마련된 것임을 강조해야 한다. 현 이미지 세대가 공무원 등 안정적인 직장을 쫓게 된 이유는 다양한 선택지의 부재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실패했을 때 회생할 수 없는 우리나라의 사회적 분위기 때문임을 간과할 수 없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성공’이라는 개념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구체적이고 명확하다. 좋은 대학, 좋은 직장, 좋은 결혼 등 이미 성공과 실패의 구분이 명확해 이 길에서 벗어난 것에 대한 선택지는 실패에 가깝거나 쓸데없는 행동이라는 낙인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 그 길에서 벗어나는 것이 사실은 실패가 아닌 '개인의 선택'임에도 불구하고 정상과 비정상을 나눠 정상 궤도에서 벗어난 행위들에 대해서는 실패로 치부되는 사회적 분위기는 이미지 세대의 다양한 선택을 어렵게 만드는 주요한 원인이다. 


대다수의 이미지 세대는 이 사회가 규정하는 실패의 경험을 교육 체계에서 처음으로 경험한다. 초·중·고의 12년이라는 기간 동안 이 세대가 추구하고 달려온 것은 오직 좋은 대학이라는 종착지였다. 그리고 이 좋은 대학이라는 종착지는 사회가 바라고 기성세대가 유일하게 ‘옳다’라고 인정하는 결과물이었다. 그 '옳다'라는 인정은 어린 나이 때의 이미지 세대가 과감하게 벗어던지기에는 너무나도 단호하고 명확한 기준점이었다. 


게다가 만약 주변의 기대에 못 미쳐 좋은 대학에 들어가지 못한 학생들은 인생에서 처음 실패했다는 소리를 듣는다. 내 노력과 의지와는 상관없이 대학이라는 결과물만으로 나의 인생의 성공과 실패가 나뉘는 경험을 하는 것이다. 사회와 부모 세대는 이 실패를 쉽게 위로해주지 않는다. 더 나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재수/삼수를 선택하게 하거나 이제는 눈을 돌려 취업이라는 새로운 문제로 눈을 돌리게 한다. 


그렇게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하나의 목표 설정과 달성 혹은 실패라는 단선적인 행위들로 저마다의 인생들은 채워지고 비워진다. 


급속도의 경제 발전을 이뤘던 우리나라는 효율적인 자원의 투입과 선택/집중이라는 명확한 답이 있는 정책을 추구하고 주도해왔다. 그 결과 분명 급속도로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그 경제적 성과에 기반한 논리들이 사회 전반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경제 발전을 위해 필요했던 명확한 답을 사회와 한 개인에게 요구하고 적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과거 시대와 달리 이미지 세대가 살고 있는 시대는 다양성의 시대다. 그 어느 시대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복잡한 시대다. 한 개인에게 주어지는 선택지는 하나의 선택지로 압축될 수 없는 것이 당연하며 다양한 선택지들을 경험해야 생존할 수 있는 시대다. 즉, 획일화되고 천편일률적인 답이 모든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없는 것이다. 


자신의 인생을 확실한 답으로 채워가는 것만큼 마음 편한 것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명확한 답이 없다는 것은 일견 불안할 수 있다. 그러나 다양성의 시대를 이해해야 한다. 더 이상 하나의 답만이 옳고 인생의 정답이 있다는 식의 관념은 통용될 수 없다. 이 시대가 그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한 인간이 만들어가는 자신의 삶의 과정은 그 자체로 특별하다. 옳고 그름은 없다. 다만 한 개인의 선택만이 있을 뿐이다. 결국 다양성이 중요시되고 급속한 사회 변화가 당연한 시대 속에서 이미지 세대가 희망을 잃지 않고 전력 질주를 하기 위해서는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 그리고 한 가지의 성공을 주입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상상을 독려하고 성공과 실패의 관계를 지나치게 단순화하지 않는 것이 필수적이다. 


답이 없다는 내가 만들어 가는 것들이 모두 답이라는 말이고, 그 과정에서 겪는 무수한 실패들은 단순히 실패가 아니라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들 뿐이다. 결국 그 시행착오들이 쌓여 나의 삶의 윤곽이 드러나고 색이 칠해지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이 과정을 기다려줄 수 있는 인내심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 세대가 마주할 현실들 속에서 때로는 좌절할 때라도 그 좌절을 용인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정망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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