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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세시 Dec 18. 2020

산책

201212


코로나로 닷새 중 사흘은 재택을 한다.

재택하는 내내 집밖 출입을 안하니 두통에 몸도 매우 찌뿌둥한 것이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느낌이다.


주말을 맞자마자 나는 사람이 없는 아침 일찍 저수지 한바퀴 돌고 들어왔다.

모자도 없이 가서 매우 춥고, 마스크는 숨결과 다른 찬 공기때문에 습기가 가득차 물이 줄줄 흘렀지만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다.


한동안 이런 생활이 계속 될텐데,

집에서 무엇도 하기 싫어하는 내가 어떻게 해야 건강을 지킬지 고민이다.




미세먼지가 매우 많은 날이다.

한동안 초겨울 답지 않게 매서운 추위를 보이다가 약간 포근해지나 했더니 어김없이 찾아온다.

가끔은 미세먼지 덕분에 포근한걸까, 포근해서 미세먼지가 오는걸까 헷갈린다.


이런 포근함도 어쨌거나 겨울인지라

강에는 살얼음이 덮힌 곳도 있다.

하필, 그게 해가 비추는 터라 어찌나 이뻐보이던지.

저 멀리 보이는 아파트는 미세먼지 덕에 꼭 물안개로 희뿌연 느낌까지 준다.


작년에는 봄이었나, 여름이었나

이른아침에 이곳 산책을 나오니 물안개가 자욱해 절경이더니

오늘은 미세먼지와 살얼음이 절경을 만드는구나.


무슨 연유든 내용을 모르고 보면 그저 아름답다.

멀리서보면 희극이라더니..

우리 각자의 삶도 그런것 같다.

나는 여러 이유로 재택이 힘들다며 징징대고 싶은데,

누군가에게는 복에 겨운 소리일테니 아무말 못하게 입 꾹 닫아야한다.

그나저나, 우리 집 주변 요식업계 상가들도 들오기는 커녕 나가기만하니...

자영업자는 뭘 먹고 사나 싶지만

주민들도 뭘 먹고 사나 고민이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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