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턴트 라면과 세일해서 구입한 고기의 만남
요리 잘 하는 남편이 만든 “진짬뽕 퓨전 요리”
“오늘은 진짬뽕에 냉삼을 섞어봅시다!”
나보다 요리를 훨씬 잘하는 남편을 둔 덕에 가끔 이렇게 신박한 음식들을 먹는다. 오늘의 요리는 세일기간에 사뒀던 냉동삼겹살을 활용한 요리.
국물없는 진짬뽕을 냉동삼겹살과 어우러지게 볶아버린 퓨전 요리이다.
만드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동시다발로 진행되어야 하는 것들이 있긴 하지만 정리를 하자면 이러하다.
Recipe.
1. 꽝꽝 얼어 잘 녹지 않는 냉동삼겹살을 후라이팬에서 약불에 녹인다.
2. 고기가 얼추 녹으면 파와 각종 야채를 더해서 볶는다.
3. 옆 자리에서 면을 잘 삶아준다. (다시 한번 볶을 예정이니 70% 정도만 삶도록 함)
4. 면을 후라이팬에 담아 잘 볶는다.
완성된 요리를 예쁜 그릇에 담아요신랑이 요리를 잘한다 라고 느끼는 지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요리를 치우면서 한다는 점. 이거 은근히 힘든 일이다. 나 또한 요리를 할 때마다 간단히 설거지 할 것들은 미리 해두지만, 아무래도 두 번 손이 가기에 시간 배분을 잘 해야 한다는 점에서 요리는 머리도 좋아야 잘 할 수 있는 일임에 틀림없다. 이는 먹을 양을 가늠할 때에도 반영된다. 하지만 우리 부부는 먹을 수 있는 양을 따지기 보단 만들어진 음식을 정확히 반으로 나누는 것으로 후 배분을 한다. 당연히 나에겐 남기게 되는 일이 잦다. 남은 음식은 남편이 허용 가능하다면 대신 먹어주고 버려지게 되는데, 이런 낭비는 되도록 없애자 싶다.
윤기 자르르 완성된 요리.
돼지기름에 다시 한번 더 볶아진 면이 아주 먹음직 스럽게 빛이 난다. 맛 보았을 때 조금 아쉬웠던 것은 소스를 두 봉지 모두 넣었다는 점. 양념을 따로 하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국물 라면이다보니 양념소스가 진하게 만들어졌던 것 같다. 소스는 1봉지만 넣어도 아주 충분했을 듯 하다.
도저히 그냥 먹기엔 아쉬우니 맥주를 땄다.
맥주도 기분 좋게 예쁜 잔에 담아서 먹기. 역시 짭짜롬한 음식에는 맥주가 잘 어울린다.
꼬들꼬들한 면에 고소한 돼지기름 가득한 삼겹살을 함께 싸서 먹으니까 맥주가 술술 잘 넘어간다.
단순하고 대단한 요리도 아니지만 둘이서 만들어 먹는 요리 하나하나가 재미난 추억으로 남는다. 한 번 시도했던 음식을 다시 반복하지 않는 점에서 먹을 때마다 더욱 집중해서 그 시간을 온전히 즐기게 되고.
오늘은 인스턴트 라면과 슈퍼에서 할인해서 쟁여뒀던 고기로 또 하나의 즐거운 추억을 남겼다.
특별하지도, 유별나지도 않은 부부의 일상을 짧은 영상으로 담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