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오늘은 떡볶이를 안 먹을래요
순대 일 인분
간을 많이 주세요
오늘
훌륭한 사람 만나
간 쓸개 다 버렸걸랑요
쓸개는 안 파시니
허파를 주세요
바람이라도 들게요
그러면 좀
웃을 수 있을까요
부러질 지언정
휘지 말아라
배우고 다짐했건만
나는
갈대보다 더 흔들리고
퇴화된 꼬리뼈에
꼬리가 나타나
아
삼시세끼 밍키보다
꼬리를 더 흔들었네요
우리를 위하여
헌신한 돼지
그 신성한 간을 먹으면
없어진 내 간이
생겨날까요
집에 가기 전에
환상처럼 보이는 저 꼬리가
없어질까요
어제보다 더 푸석거리는
이 밤
PS
김군
35도 무더위에
불판 찜통 앞에서
떡볶이 순대를 파는 나에게
뭔 개 꼬리 같은 소린가
고생했으니 오늘은 그냥 가
이 한마디를 원했었다면
애 썼네
이천 오백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