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명사]
다른 사람들을 볼 낯이 없거나 스스로 떳떳하지 못함. 또는 그런 일.
; 수치를 느끼다
시는 수치일까. 노인들이 명함에 박는 계급 같은 걸까. 빵모자를 쓰는 걸까. 지하철에 내리는 걸까.
시가 나보다 다른 사람들이랑 더 친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오후다. 시 쓸 영혼이 얼마나 남았는지 가늠해본다.
싸구려 호루라기처럼 세상에 참견할 필요가 있을까. 노래를 해서 수치스러워질 필요가 있을까? 자꾸만 민망하다.
그런데도 왜 난 스스로 수치스러워지는 걸까. 시를 쓰는 오후다.
불머리를 앓고도 다시 불장난을 하는 아이처럼 빨갛게 달아오른 쇠꼬챙이를 집어 든다.
- 허연, <Cold Case 2> 중
나를 문학에서 점점 멀어지게 한 것은 약 7할이 수치였다. 문학의 본원적인 어려움이라고 하겠다.
모든 건강한 문학인들에 애도와 존경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