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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unemployment Jan 09. 2024

남겨진 사람들

23년에 가까운 가족 두 분이나 잃었다.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었을 때라 장례식에서 식구들이랑 부둥켜 울면 좀 나아질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갑작스러운 죽음은 그야말로 남겨진 가족들을 생지옥으로 모는 일이었다. 23년은 나에게 주는 것없이 앗아가는 한해인가. 싶었다.


남아있는 최측근 가족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진다. 

나 역시 남겨져 있기때문이다. 아내들은 갑자기 떠난 남편이 원망스럽고 나만 남겨둔 하늘이 원망스러울 것같다. 

23년 눈물이 마를날이 없었다. 너무 고통 속에 침잠해 있었다. 다들 훨훨 날아가는데. 왜이렇게 내 한 해는 고통일까 생각해 보면 스스로가 안쓰럽기 그지없었다. 그저 요가와 명상을 하면서 잠시 고통을 잊는 것 뿐이었다. 사실은 명상하면서는 매트 위에 앉아 있는 내가 너무 안쓰러워서 너무 많이 울었다. 정말 요가원은 거의 나의 울음 장소였다. 다른 수련생들은 상상도 하지 못하겠지만 그냥 앉아서 눈물을 뚝뚝 흘렸다. 


왜 나는 그냥 남아있어야 할까. 내가 남아 있는 세계를 어떻게 재건해야 할까. 버려진 기분이었다. 너무 큰 감상에 빠져있지 말자고 했지만 자꾸 나는 버려진 느낌이 들었다. 남겨진 가족들도 그러겠지. 다들 일상 속에서 작은 행복과 기쁨을 누리겠지만, 행복이 가슴으로 스며들지않고 튕겨져 나갈때. 정말 너무 슬펐다.


아무리 바쁘게 몸을 움직이고 빼곡하게 시간을 써도 슬픈건 슬픈거였다. 내가 왜 이렇게 남아있는지. 

지금은 가끔 그 슬픔이 올라와 요가를 마치고 길을 걸을때 친구와 즐겁게 저녁을 먹고 집에 올때 한번씩 눈물이 나는 것같지만 남아서 어떤것을 할것인지. 어떤 것을 이룰 것인지를 생각하니 이런 시간이 내게 더 소중해졌다. 


사랑을 마음껏 베풀고 그것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내가 되면 좋겠다. 마케팅 공부 열심히 해야지.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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