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사진관 : 내 손안의 작은 기록들
#1
일본 이시카와현, 스즈시에 2017 오쿠노토 예술제를 보러 다녀왔다. 올해 처음하는 이 예술제는 세토에 이어 내가 2번 째로 방문한 주민참여형(?) 예술제이다. 1번 부터 40번 까지 예술가와 주민들이 참여한 이 예술제는SUZU CITY에서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스탬프를 찍으며 자연 풍경과 예술 작품들을 구경할 수 있다. 영화 <세상의 끝에서 커피 한 잔>의 배경이 되었던 마을이기도 하다. 고령화 사회로 생기를 잃어가는 시골 지역에 예술제를 개최하여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어 내는게 아마 그 시작이었을것이다. (원조 예술제인 세토우치트리엔날레도 그러하였다.) 일본을 좋아하는 7년지기 여자친구 덕분에 예술제를 알게 된 이후로 쭉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고 3년 마다 방문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유명한 관광지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지만 사람들의 일상에 녹아들어 그들의 삶의 흔적들과 예술제가 만들어지는 과정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꽤나 쏠쏠하다. 고요한 미술관을 방문해 사색을 즐기는것도 즐거운 일이지만 내가 모르는 도시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는 재미가 훨씬 더 즐겁다.
#2
일상의 평온함을 온전하게 느낄 수 있는 순간들. 하지만 그런 평온한 순간도 금방 깨어질때가 종종 있다. 누군가의 기대, 생각없이 뱉어버린 말들로. 그런 순간들이 평혼한 마음속에 소용돌이를 일으키곤 한다. 예술제를 찾은 나는 이들의 일상에 그런 깨진 유리조각 이었을지도 모른다.
#3
오랜만의 휴가에 나는 떠나기 전 여러번 다짐을 했었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지 말아야지. 하지만 감정이란게 어찌 그리 쉽게 다룰 수 있는 것이던가. 속상한 마음에 점점 겁이 난다. 잘할 수 있을까 하고.
덜컥, 어두운 마음을 삼켜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