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있어 지겹도록 반복되어 펼쳐지는 여러 갈래의 길들이 있다. 그 길 중에 내 남은 삶을 통째로 바꿔버리는 것이 있다면 선택하기에 앞서 우리는 또 얼마나 아파하고 절망하는가. 그렇기에 모든 길은 나름대로 애틋하고 소중하기 마련이다. 오로지 내가 원하는 것만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것은 왜 이리 어려울까? 선택을 받는 것들과 선택을 받지 못하는 것들, 선택된 삶과 그렇지 못한 삶은 결국 각자의 형태로 지속되기 마련이다. 그러니 더 아파할 것도, 더 절망할 것도 없다. 그때엔 그 모든 선택이 우리에게 최선이었으므로. 내가 선택하지 못했던 것들과 언젠가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다 우연히 맞닥뜨렸을 때, 서로 웃음으로 마주할 수 있다면 그 또한 기쁜 일일 거다. 우리는 언제나 사랑 앞에선 더 많은 것을 받기 위해 손을 뻗고, 더 많은 것을 주기 위해 손을 내밀지 않는가? 그때 내 마음에 큰 평화를 가져다주는 쪽이라면, 더 의심할 나위가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