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정확한 의미를 세아리던 일, 소박한 아픔 사이사이로 농담이 되어 흩어지는 말들, 어둠을 뚫고 기어코 새어 들어오는 것들을 들여보다 보면 유독 손톱이 아파서 한 손이 다른 한 손을 부여잡고 울던 일 그렇게 엎드리면 손톱 위로 흐르는 눈물로 위로를 받던 날들, 극성이라는 말은 왜 그때에 부정적인 의미로 쓰였을까에 대한 괴상한 묵념, 지독하리만큼 진저리 치던 날들 속에서 다시 일어날 수 있던 이유는 무엇에서였을까 하는 끝없는 되새김질, 세상에서 겉돌지 않으려면 정확한 사랑으로 인해 생겨난 힘과 용기가 필요하다던 말들, 자꾸만 떠올라 나를 초라하고 작게 만드는 지우고 싶은 기억을 기어코 주머니에 챙기고야 마는 일, 새벽과 오후의 온도차를 그리워할 때에 두 손 가득 쥐고 있던 방황하는 무거운 진정성들, 다시금 말하지만 여름이 차가운 물로 뒤덮여 불평과의 시비가 일어나지 않을 때 그때 우린 다시 만나야 한다고.
앨리오의 아버지 말대로 가장 예상치 못할 때, 본성은 교활한 방식으로 약점을 찾으려 한다. 열병을 앓게 될 그가 그 시간이 자신이 깊고 넓어질 수 있는 시간임을 알고 오롯이 받아들이길 바란다. 지금의 슬픔과 아픔을 없애려고 더 아파하지 말고. 참으로 찬란했던 그 짧은 기억으로 살아갈 앨리오를 응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