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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YTRUE Jun 06. 2018

남과 여

애매하게 혼자인 사람과 정확하게 혼자인 사람, 어느 쪽이 더 초연할 수 있을까. 구태여 세세히 설명하려 하지 않아도 느낄 것들은 느껴지기 마련이다. 기홍과 상민, 남과 여. 그들은 꽤 많은 순간의 접점에서 서로의 감정이 뒤섞여 하나가 됨을 경험한다. 그 감정 사이사이의 경로를 따라가다 보면, 이들 관계의 한계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떨구게 된다. 너무나 큰 용기와 책임이 따르는 둘의 사랑. 그들을 이해할 수도, 비난할 수도 없는 건 그들의 관계를 받아들일 수 있어서가 아니다. 그저 아주 잠시라도 나눌 수 있었던 감정들을 그냥 무시할 수가 없을 뿐이다. 관계의 진전은 선택으로써 좌우된다. 그리고 그 선택엔 그만큼의, 어쩌면 더 큰 책임이 따른다. 자신의 아픔의 정도를 누군가 알아차려주길 바라지 말아야 할 것 같다. 우리는 저마다 자신의 방법으로 아프다. 추운 겨울 서로를 끌어당기며 감정을 쌓던 이들에게, 겨울은 마음을 베는 건조함으로 남아버렸을 뿐. 그들이 지나쳐간 눈 위엔 그 어떤 마음도, 감정도 남아있지 않은 것처럼 속없이 새하얗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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