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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운 Nov 13. 2017

원하는 것이 진정으로 필요한 것인가?

- 알랭드보통, <<불안>> 중

 이 철학자들은 남들이 우리를 보는 눈으로 우리 자신을 보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모욕은 근거가 있든 없든 우리에게 수치를 준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다른 사람이 '너는 불명예스럽다'라고 할 경우 이성적으로 판단했을 때 그것이 참이라면 비판을 받아들여야 하겠지만, 그것이 거짓이라면 '나는 그와 관계없이 괜찮은 사람이다'라고 판단해야 한다.


 이성적으로 검토해보았을때 공동체로부터 불공정한 대접을 받은 것이라면, 공동체의 판단에 흔들릴 필요가 없다. 망상에 사로잡혀 2+2는 5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우리에게 무슨 말을 한다 한들 흔들릴 필요가 있겠냐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의 비난이나 질책이 무조건 근거없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우리의 가치평가를 지적인 양심에 맡기는 것은 무조건적 사랑을 기대하는 것과는 다르다. 우리가 무슨 짓을 하든, 어떤 결점이 있든, 우리를 높이 평가하는 부모나 연인과는 달리 철학자들은 사랑에 계속 기준을 적용한다. 다만 세상이 흔히 적용하는 변덕스럽고 비합리적인 기준이 아닐 뿐이다. 지적인 양심이 오히려 우리자신에게 더 가혹해 질 것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철학은 성공과 실패의 위계를 완전히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판단의 과정을 재구성할 뿐이다.


 우리의 감정은 그냥 내버려두면 우리를 건강과 미덕으로 이끌어 주기도 하지만, 방종,분노,자멸로 몰고 갈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철학자들은 이성을 이용하여 감정을 적절한 목표로 이끌라고 충고해왔다.


 우리가 원하는 것이 진정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인지, 우리가 두려워 하는 것이 진정으로 무서워할 만한 것인지 (스스로) 자문해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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