씩씩하지만 불쌍했던 봉봉이.
요즘 봉봉이 입 안이 많이 휑~하다.
내 경우엔 기억으론 초등학교(국민학교..) 4학년쯤 어금니가 빠졌던 거 같은데,
봉봉이는 벌써 어금니 두 개가 사라졌다.
그것도 비슷한 시기에 우수수!
2주 전 갑자기 어금니가 흔들린다고 해서 보니 이미 빠지기 직전으로 달랑거리는 상태였다.
그 길로 가서 첫 번째 어금니를 뺐는데, 치과 선생님께서는 반대쪽도 약간 흔들린다고 뽑고 가겠냐는 말씀에 심하게 흔들리는 것 같진 않아서 좀 지켜본다고 하고 왔는데. 세상에.
2주 만에 정말 이가 또 흔들릴 줄이야!
그것도 이번엔 한꺼번에 두 개가 흔들린 것이다.
봉봉이가 갑자기 어금니가 또 흔들린다는
이야기에 확인차 만져보니, 문제가 있었다.
어금니뿐 아니라 어금니와 붙어있는 송곳니가 더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봉봉아 두 개가 동시에 흔들리는데.. 괜찮겠어?
두 개 다 뽑아도?? "
이가 불편했던 봉봉이는 식사도 제대로 못하는 터라 바로 이를 뽑겠다 했고 예약을 잡아두었다.
예약일 뿐 아직 뽑기 전인데도 내가 왜 더 긴장이 되는지.
그렇게 그녀는 하교 후에 이를 두 개나 뽑았다.
나는 살면서 이 두 개를 동시에 빼본 기억은 없는데. 얼마나 아팠을까 싶다.
물론 아프지 말라고 국소마취 연고도 발라주시긴 했지만
아마도 뽑아보지 않은 사람은 느끼지 못할 아픔 아닐까?
봉봉이 할아버지가 임플란트 하시느라 이를 두 개 뽑으셨다고 할 때 한참 고생하시는 걸 봤는데,
그래도 그 상황과는 달리 빠질 유치여서였는지 많이 아파하진 않고 오히려 상황이 진정되자 개운해했다.
그리고 또 봉봉이가 개운했던 이유는 바로 충치!!!!!
윽. 정말 충치.. 너무 충격이었다.
귀여운데 충격적인 느낌? 꼭 만화 속에 나올법한
굉장한 충치가 있는 이빨 두 개가 덩그러니 남겨졌다.
마치 애벌레가 나올 것만 같은.
충치는 타산지석을 삼아 충치예방을 위해 아이들에게 보여주며 교육을 한번 하고
이빨요정에게 보내기로 했다.
충치라서 안 받아줄 수도 있다는 장난과 함께.
맨 처음 봉봉이가 이가 흔들린다고 할 때는
만지기도 두렵고 했는데, 이젠 능숙하게 만져보고
‘아직 며칠 남았군, 혹은 지금 몰래 빼도 모르겠군.’하는 판단까지 할 정도이니.
나도 많이 익숙해졌나보다 싶어 웃음이 난다.
처음 아기 때 이가 날 때는 난다고 신기하고,
빠질 때는 빠진다고 불쌍하기도 하고 신기한 마음.
지금까지 빠진 봉봉이의 이 개수는 모두 11개.
세상에…몇 개 이빨 요정이 가져간 걸 빼면..
좀 모아놓기엔 무서운 갯수다.
빨리 보내줘야지!
“이빨 요정님! 이번엔 무슨 선물 주실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