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족뾰족 가시 할아버지
탱글이는 한창 궁금한 게 많다.
때론 생각지도 않은 이야기로 질문을 해오면
답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될 때가 많은데,
이번일은 며칠 전 할아버지를 뵈었을 때의 일이다.
할아버지 무릎에 앉아서 조용히 할아버지를 바라보던
탱글이는 갑작스레 질문을 했다.
"할아버지는 왜 얼굴에 가시가 많아요?"
"가시??"
"네, 가시요. 까끌까끌 해요."
"할아버지는 수염이 많이 나서 그래. 면도를 해도 까끌까끌 하단다."
"코에도 있어요. 왜 가시가 콧속에도 있어요?"
"코에도 콧속에 털이 나니까~~"
콧속에 가시라니.
할아버지 얼굴에 있는 수염들이 탱글이 눈에는 가시처럼 보였나 보다.
두 사람의 대화가 너무 잔잔했지만, 생각해 보면 너무 웃기다.
탱글이 눈에 보이는 할아버지의 콧속과 턱은?? 가시투성이라니.
어떤 모습일지 상상을 해보니 웃음이 자꾸만 난다.
어릴 때 아빠 얼굴을 만져보면 참 까끌까끌하다 생각했는데.
그래도 그 깔끄러운 얼굴에 얼굴을 부비부비 했던 어린 내가 생각이 난다.
탱글이도 할아버지품에 안겨 이리저리 만져보고 바라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겠지
싶으며, 예쁘고 귀엽고.
콧속 가시까지는 생각 못했는데.
콧속에 가시라니, 푸흡!
피부는 좀 까칠해도, 세상 따뜻한 가시 할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