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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봉어멈 Mar 24. 2016

매트릭스 봉봉

키아누리브스 저리 가라 할 액션 꿈나무.




봉봉은 요새 부쩍 많이 컸다.

말도 제법 이어서 하려고 하고,



어멈에게 장난칠 줄도 알고 어린이가 된 것 같은 느낌이다.

그렇지만 어린이가 되어간다는 것은,

드디어 그 시기가 성큼 다가온다는 것.

바로 자아형성의 시기.



물론 더 아가 때에도 자아가 있었겠지만

거의 순한 자아에 가까웠는데.

좀 더 성숙해진 봉봉의 자아는 그야말로

'떼' 쟁이였다.


며칠 전의 일이다.

날씨가 따듯해지며 봉봉과 요새 바깥활동이 많아졌는데,

그날은 가볍게 장을 보러 동네 마트에 갔었다.

장 볼 때까지는 다소 자벌레 느낌 정도의 자아였지만,

장을 다 보고 마트를 벗어나려는 순간 그녀의 새로운 자아가 발현됐다.

그것은 바로!


매트릭스 주인공 자아!

휴....

숨 한번 쉬고.



마트에서 계단을 올라오고 나면 두 갈래 길이 나온다.

마트 정문을 빠져나가는 길과 후문으로 가는 길.



우리 집은 후문 쪽에서 가깝기 때문에 어멈은 후문으로 나가려고 봉봉의 손을 이끌었다.

그 순간, 모든 시간과 공간이 매트릭스 속으로 빠져들더니!!!!!

봉봉의 진가가 나타났다!




절도있는 동작과 리드미컬한 손놀림.




키아누 아저씨의 몸짓과 비교컷.


슬로우 모션으로 발은 바닥에 댄 체, 무릎부터 머리까지 바닥과 평행이 되는

컴퓨터 이론만으로 가능하다는 그 자세!


세상에. 순간 너무 당황했다.


어멈아 이리가자.


더 심했던 건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가 다시 일으켜보려면 매트릭스 자세를 하고.

반복이었다. 참 난감한 상황.


어이가 없기도 하고, 짐도 무겁고 봉봉도 무겁고.

웃음이 터져나왔지만(아직까진 울고 보채는 것과 합쳐지지는 않고 저런 현란한 몸동작만 하기에),

이제는 보챈다고 얼굴을 물끄러미 보며 웃거나 하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 일이 되어버렸다.


마침 아기띠도 안 가져오고.

눈물을 머금고 봉봉을 평행으로 안아 들고뛰었다.

짐들과 봉봉이 혼연일체 되어 가는 모습이란.


 

휴.


이상하게 봉봉에 대한 글을 쓸 때마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

긍정적으로 저 사건을 평가해 보자면,

'참 유연하구나!' 정도.


아기를 낳고 나면 처음엔 몸이 힘들고 자랄수록 머리가 힘들다고 했는데.

아닌 경우도 있다~싶다.

힘들지 않은 육아는 없는 거겠지?


이렇게 또 어멈의 알통만 늘어가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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