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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봉어멈 Jan 18. 2016

봉봉을 달래는 법.

엄마가 다 봤어! 봉봉이의 실눈!



아이를 키울수록, 생각이 점점 많아진다.

생각하지 않았던것도 생각하게 되고, 다시보게 되는 하루하루의 연속이랄까.

엄마도 육아가 처음이라 공부할것도 많고, 알아갈것도 많고.

현명한 생각으로 키우고 싶어 더 많이 고민하는 것도 있고.



그사이 봉봉은 세살이 되었고,

몇살? 하고 물어보면 "체찰!"이라고 우연인지 진짜인지 모를 대답도 하고,

손가락으로는 엄지,검지만 펴서 아직은 두살이라는듯 앞으로 쭉 내밀곤 한다.



그사이 봉봉은 키도 몸무게도 제 개월수에 맞게 성장했고,

이젠 제법 말귀도 많이 알아들어서 흠칫 놀랄때가 많아졌다.


봉봉은 많이 떼를 쓰지 않지만 요새 조금씩 늘고 있고,

그러다 보니 어멈은 그때그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을 하게 됐다.


좋은 방법일지는 모르나,

최근에 봉봉과 어멈 사이에는 조금은 우스운 규칙이 생겼다.

바로 떼쓸 때 봉봉을 달래는 방법!



어멈과 봉봉의 전쟁예상도



< 과정 1 >


봉봉이 떼를 쓴다.(주로 밥을 먹을 때 이루어진다.) ->

어멈이 반응을 보인다.(달랜다) -> 봉봉이 더 크게 울어 본다.

-> 어멈이 반응을 보인다.(으름장을 놓는다) -> 봉봉이 더더 크게 울어본다.

-> 어멈이 약간 혼을 낸다.(이노 옴~!) -> 봉봉이 더더더 크게 울 뿐이다. 고개도 젓는다.


과정이 이렇다 보니, 깨달았다.

봉봉이 떼쓸 때마다 반응을 보이면 오히려 더 떼가 격해 질뿐, 

잠잠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올바른 방법일지는 모르겠으나,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

사실 아기가 떼를 쓸 떼 어멈들도 사람인지라 너무

얼토당토 안 한 걸로 떼를 쓰면 화가 나기도 한다.

 

그럴 때 화를 내지 말고 아기가 너무 심하게 떼를 쓰면 잠시 무관심했다가

왜 잘못된 것인지 상황을 설명해주고, 가르쳐주고 떼를 멈추게 해야 한다고.


근데 사실 쉽지 않다. 막상 그 상황에 처하면.

그럴 때 화를 내자니 그건 아닌 거 같고.

아예 무시를 하자니, 그것도 아닌 거 같고.


그래서 한번 봉봉이 떼쓸 때 유심히 봉봉의 얼굴을 보기로 했다.




< 과정 2 >


봉봉이 떼를 쓴다.

-> 어멈이 반응을 보이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한 채 밥을 먹이려 한다.

-> 봉봉이 더 크게 울어본다. -> 어멈은 숟가락을 멈추고 봉봉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 봉봉이 더더 크게 울어본다. 그러다가 실눈을 살짝 떠본다.

-> 어멈은 봉봉의 실눈 뜬 모습을 포착하게 된다.

-> 봉봉은 다시 울어본다. 그리고 이어서 실눈을 살짝 떠본다. -> 어멈은 그 모습이 귀여워 웃게 된다.

-> 봉봉은 입을 삐죽거리다 떼쓰기를 멈춘다.


신기하게도 이런 과정으로 봉봉이 금방 떼쓰기를 멈추는 것이다.

오호라! 요거 방법이 좋다 싶어 다음에 또 떼를 쓰면 또 해봐야지 하고 생각하던 중

그 순간이 빨리 찾아왔다.




< 과정 3 >

 

봉봉이 떼를 쓴다.

-> 어멈이 반응을 보이지 않고 물끄러미 봉봉의 얼굴을 바라본다.

-> 봉봉이 다시 떼를 써본다. 그리고 이내 실눈을 살짝 떠서 어멈을 본다.

-> 어멈은 그 모습이 귀여워 웃음이 터진다.

-> 봉봉은 당황한 듯 입을 삐죽 이다가 갑자기 자기도 어멈을 따라 입꼬리가 올라간다.

 




그 순간에 보이는 꽃과 같은 너의 입모양이란!


이렇게 빠르게 떼쓰기가 진정되어 버리는 것이다.

너무 웃긴 건 이제는 떼를 쓰자마자 어멈이 봉봉의 귀여운 표정을 보려다 웃음이 터져 앞에 있으면

자기도 떼를 쓰려고 입꼬리를 축 내리다가 다시 올려서 같이 웃는 것이다.

아우 요 녀석. 

이 사탕처럼 달콤하고 귀여운 녀석.


그 후로 어멈은 몇 차례 그러면 안되지만 일부러 봉봉을 떼쓰게 만든 후

봉봉과의 달콤한 과정을 반복해오고 있다. 봉봉의 성격이 나빠지지 않을 정도로만 가끔.

단순히 떼쓴다고 무시하는 게 아니라 같이 웃는 거니까 오히려 좋지 않을까 싶다.


봉봉아 근데 울다가 웃으면..

푸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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