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15/목/맑음. 제79주년 광복절

by 정썰
#빛 #불 #폭죽 #반딧불이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

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

하늘에서 떨어진 별인 줄 알았어요

소원을 들어주는 작은 별

몰랐어요 난 내가 개똥벌레란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나는 빛날 테니까

그래도 괜찮아 나는 빛날 테니까


중식이 밴드의 '나는 반딧불'(2022)이라는 노래의 마지막 부분이다. 세 번째 연에서 난 무너졌다. 자기 인식. 너무나 아픈. 다음 가사가 뒤통수를 세차게 갈겨댔다. 그래도 괜찮단다. 난 눈부시니까. 난 빛날 테니까.

몰랐었다 난 내가 개똥벌레란 것을. 별인 줄, 아니 별이 될 줄 알았다. 오랫동안 어두워졌다. 빛을 바라지 않고, 별을 바랐으니까.



내친김에 노래 하나 더. (코노냐?)


하늘에 잠시 떠올랐던 그 순간 별들에게 물어봤어

너희들은 좋겠다고 계속 빛나고 있으니

폭죽에게 별들이 말해줬어

사람들은 잊곤 한대 계속 빛을 내고 있으면

빛인 줄도 모른다고


최애 예능프로그램인 최강야구 에필로그에 타이핑된 구절.

시일까? 노래 가사? 아들의 빛보다 빠른 검색. SG워너비 김진호가 쓰고 부른 '폭죽과 별'. (이 친구 시인이구나)


외롭거나 누군가 그리운 날들이 오면

그제서야 가끔씩 별들을 바라본다고

환호 속에 반짝이는 커다란 폭죽보다

침묵으로 빚어진 외로운 빛일 뿐이야 별은


이어진 가사.


한 번이라도 화려한 폭죽처럼 터져 오른 적이 있었나. 하얗게 재가 되더라도 한 번쯤은 온전히 불사르고 꺼져야 하지 않나. 빛나지 못하고 재가 될까 조바심 내던 어둠.




빛인 줄 모른다. 빛이 있어도. 그토록 바라던 빛인 줄.

빛이 없던 그때. 외롭고, 그리운 날들. 별빛조차 없던 암흑의 그때. 칠십 구년 전 님들이 제 몸을 살라 찾아온 빛. 소중한 빛




한낮의 열기에 빛은 모조리 증발되고, 어둠이 살아나 작은 불빛들이 더욱 소중하고 예뻐진 저녁.

반사체는 애당초 글렀고, 흐릿하더라도 발광체로 빛나다 꺼지자고. 별은 이제 틀렸고, 개똥벌레로 누군가의 어둠 곁에서 날아보자고.


난 작은 개똥벌레.

그래도 괜찮아 나는 빛날 테니까.







keyword
이전 13화좋은 복, 나쁜 복, 이상한 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