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_긋기 #MBTI #DISC #에니어그램
생애 절반을 살아내고, 남은 반을 준비하며 점검해야 할 다섯 가지 '십(ship)'에 대해 썰을 풀고 있다.
인턴십, 리더십, 프랜드십, 워십... 하나 남았다.
마지막은 자기 자신만의 십(ship)이다.
-ship
1. 접미사 <어떤 상태·특질을 나타냄>
2. 접미사 <지위·신분을 나타냄>
3. 접미사 <…로서의 기술·능력을 나타냄>
책을 읽고, 방송을 보면서 수많은 롤모델들을 갈아치우면서 닮으려고 노력하고 포기하기를 수 십 년 동안 해왔다. 이제 나에 대한 인식과 정의가 필요하고, 가능한 시기다. 땡땡(자신의 이름)십. 몇 개의 단어로 요약이 어렵고, 글이나 말로 나타내기 어려울지 몰라도 '그 사람' 하면 그려지는 평균의 이미지, 아니 남들의 시선에 앞서 내가 어색하지 않은 나의 사고방식, 행동방식, 생활방식 등. 내가 편안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가야 할 방향성 정도로 정의하고 싶다.
이런 정의를 위해 필요한 두 요소로 자신에 대한 이해(앎)와 한계에 대한 인정(한계 긋기)을 제시해 본다.
우선 나를 알아가는 일이다.
다행히도 많은 연구자들이 자신의 이해를 돕기 위한 도구를 만들어 두었다.
대표적으로 최근에 유행한 MBTI를 비롯해 DISC, 에니어그램이 있다. 더 많은 도구들이 있지만 여기에 내가 경험한 도구들만 예로 들었다. 열거한 도구들이 대부분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을 잘 설명해 준다. 자신에 대한 객관화가 어려운 건 이런 도구들의 질문지에 답을 다는 과정에서도 나타난다. 선택지를 생각 없이 직관적으로 고르는 일조차 어렵다. 그런데 이런 과정의 반복이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나라는 존재는 칼로 두부 썰 듯 반듯하게 정의되지 않는다. 그 경계의 모호함은 잦은 성찰을 통해 점차 뚜렷해질 거다.
* MBTI 또는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Myers-Briggs Type Indicator)
개인이 쉽게 응답할 수 있는 자기 보고서 문항을 통해 인식하고 판단할 때의 각자 선호하는 경향을 찾고, 이러한 선호 경향들이 인간의 행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파악하여 실생활에 응용할 수 있도록 제작된 심리 검사
* DISC
인간의 직무 행태를 4종류로 분류하여 기술하는 검사. '외향적이면서 업무 지향'(D), '외향적이면서 사람 지향'(I), '내향적이면서 업무 지향'(S), '내향적이면서 사람 지향'(C)의 4종류로 구분.
* 에니어그램(Enneagram)
사람을 9가지 성격으로 분류하는 성격 유형 지표이자 인간이해의 틀이다. 희랍어에서 9를 뜻하는 ennear와 점, 선, 도형을 뜻하는 grammos의 합성어로, 원래 '9개의 점이 있는 도형'이라는 의미다.
한계를 인정하는 건 미덕이 아니다. 대부분의 출세와 성공은 한계를 극복한 열매다. 하지만 나를 알고, 나답게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게 한계의 설정. 한계 긋기다.
(‘한계 긋기’라는 표현은 자주 듣는 목사님의 설교에서 인용했다.) 피 끓는 시절엔 한계를 인정하기 싫다. 웬만한 건 노력하면 될 거 같았고, 남들이 하는 건 내가 못할 이유가 없었다. 잘 되지 않을 때도 쿨하게 인정하기는 싫었다. 마치 한계는 극복하라고 있는 것이고, 한계를 정하고 굴복하는 건 루저(looser)라는 인식 안에서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중년의 시절엔 한계의 인식이 필요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해야 하는 것과 해서는 안 되는 것에 대해 감이 좀 잡힌다. 셀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와 좌절과 실패로 얻어낸 소중한 능력이다. 대충 살자는 게 아니다. 정해진 테두리 안에서 가득 채워가자는 거다. 한계를 긋고 나면 시기, 질투, 비교, 소외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 거다.
한계를 긋는 것과 나를 아는 건 어쩌면 별개가 아니다. 이를 통해 나만의 ship으로 살아갈 수 있을 거다.
거창한 것들이 머릿속에서 마구 섞여 부풀어 흘러넘칠 것 같았다. 많은 얘기를 할 수 있을 거 같았고, 함께 나눌 내용이 풍부할 거라 생각하고 과감하게 연재를 시작했다.
마감시간에 쫓겨 허접한 내용으로 급하게 마무리하기도 하고, 머릿속에 엉켜있던 것들이 막상 밖으로 나오자 증발해 버리는 듯한 경험도 했다. 여기까지가 내 한계다. 조금 더 숙성시켜서 다음 기회에 다시 정리하는 시간을 갖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