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 #겸손 #
겸손은 힘들다. 겸손한 척은 쉽다.
인정은 힘들다. 특히 자신의 부족함, 모자람, 약점, 틀림을 인정하는 건, 남의 우월함과 장점을 인정하는 건 어렵다.
종교는 철판이다. 불같은 삶에 물처럼 쏟아지는 고난과 고통은 자칫 불꽃을 꺼버릴 수 있다. 그 사이 철판이 놓이면 불길은 물을 끓인다. 화력에 따라 시간차가 나겠지만, 인고의 시간 후 삶은 따듯해진다. 때론 끓어오른다. 신의 속삭임을 따라 걷다 보면 거짓 없는 인정과 겸손에 이르게 된다. 이는 비단 신에 대한 태도에 머물지 않고, 내 경쟁자와 내 이웃에게로 향한다. 완벽에 이르는 길은 멀지만 어렴풋이 감을 잡은 거 만으로도 성급한 판단과 포기의 위험은 피할 수 있다.
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신 앞에 겸손해질 때 이해 안 되는 내 앞의 장애물과 고난을 견딜 수 있다. 고통의 의미를 잠잠히 되새겨볼 성숙의 순간을 잡을 수 있다. 어쩌면 누구나 한 번쯤 거쳐야 하는 그 순간. 중년에 접어들면서 꼭 필요한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