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수로 10년차 가까이 되어가는 중고커플. 데이트 코스를 찾고, 이벤트를 준비하고 잦은 의견충돌을 하던 그 시간을 같이 지내온 우리. 이제는 옆자리에 앉아 발을 동동 거리는 것이 한껏 좋은 기분을 표현하는 너의 몸짓이라는 것도 알고, 하루에 16시간을 잘 수 있다는 것도 알며, 너에게 있어 새우 한마리 나눠 주는 것이 얼마나 큰 사랑의 표현인지도 알게 되었다.
우리는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 처럼 엄청난 역경을 겪지도 않았고, 어마어마한 반대에 부딪친적이 없고, 출생의 비밀도 없다. 나는 나라의 부름을 받고 데이트 도중 헬기를 타고 가지 않으며, 너는 급한 병원의 호출에 정신없이 뛰어가지 않는다. 또 당신이 인질이 되어 폭탄 조기를 걸칠 일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우린 특별하지 않다.
하지만 나는 잠이 많은 당신이 출근길에 맥모닝을 먹기 위해 알람을 5개나 맞추는 것을 알고, 당신은 내가 밀가루 음식을 잘 소화 시키지 못하는 것을 안다.
또한 당신은 웃기지 않는 나의 개그에 핀잔을 주지 않고 웃어줄 사람이며, 나는 당신에게 구운 새우를 까줄 유일한 사람이라 믿는다.
남들이 보기에 특별할것 없는 우리 둘이지만, 지난 시간 켜켜이 쌓아 올린 신뢰와 사랑이 우리둘에겐 너무나 특별하다는 것을 우린 알고 있다. 특별한 사랑을 찾는 것 보다 서로가 서로에게 특별한 사람이 되는 것이 더욱 특별하다는 것을 우린 깨달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