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중 하나는 노인 돌봄의 책임을 누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노인 장기요양급여제도’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한국 사회의 답변 중 하나였다.
2008년 시행된 이 제도는 치매나 중풍 등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고, 그 가족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설계되었다. 65세 미만이더라도 치매, 뇌졸중, 파킨슨병 등 노인성 질병으로 인해 6개월 이상 일상생활 수행이 어려운 분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장기요양 등급은 인정 점수에 따라 1등급부터 5등급까지 분류되며, 등급에 따라 제공되는 서비스의 범위와 내용도 달라진다.
어머니께서 처음 장기요양등급을 받으신 것은 2013년이었다. 당시 4등급 판정을 받으셨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3등급으로 상향되었다. 방문요양대상자로 분류된 어머니는 하루 3시간씩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으셨다. 후에 가족요양으로 전환되면서 지원 시간이 1시간 30분으로 줄었지만, 그 시간마저도 우리 가족에게는 소중한 쉼과 같은 시간이었다.
요양보호 서비스는 단순히 신체적인 도움을 넘어 노인 돌봄의 다양한 영역을 포괄한다. 그것은 또한 우리 사회가 얼마나 따뜻하고 연대감 있는지 보여주는 척도이기도 하다. 누군가의 부모이자 할머니, 할아버지인 노인들을 돌보는 일, 그들의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존엄성을 지켜주는 일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보여주는 기반이 될 것이다.
그에 따른 물질적 지원은 당연하다. 어머니의 경우 미끄럼 방지 매트와 안전바 같은 안전장치들은 집 안에서 더 자유롭고 안전하게 움직이실 수 있도록 해주었고, 보행보조 장비나 휠체어는 외출 시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 마지막 1년 동안 제공된 욕창방지매트와 전동침대, 그리고 기저귀 지원은 매우 고마운 일이었다. 만약 이 제도가 없었다면, 어머니의 돌봄은 더 고통스럽고, 경제적으로도 힘들었을 것이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나는 노인 장기요양급여제도가 단순한 복지 혜택이 아니라, 고령화 시대를 대비한 필수적인 사회 인프라임을 확신하게 되었다. 노인 돌봄은 단순히 육체적인 돌봄만이 아니다. 그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정신적, 감정적 지지를 제공하는 과정이다. 어머니께서 자신의 인생이 여전히 의미 있고 가치 있다고 느끼시도록 돕는 일, 그분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기억과 경험을 존중하며, 외로움을 덜어주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함께 깨닫는 시기였다.
이런 경험들은 단지 나만의 것이 아니라, 노인 돌봄이 필요하거나 경험한 많은 이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우리는 이 이야기를 통해 서로를 위로하고, 더 나은 돌봄의 길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