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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 Nov 17. 2017

가족, 내 전부. 그리고 하나 더.

아빠는 사랑한다는 말을 참 자주 하신다. 어려서는 무서운줄로만 알았는데 스무살이 되던 해였던가... 같이 술 한잔씩 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참 많이도 나눴다. 그 때 아빠는 참 솔직하셨다. 지금도.


사회에서 힘든 이런저런 얘기서부터 좋아하는 취향까지 아빠에 대한 많은걸 알았다. 오히려 아빠와 술 한잔씩 하며 엄마 모르게 비밀얘기까지 털어놓았지 아마.


지금도 사랑한다는 말을 매 통화마다 듣고 같이 걸을때면 손을 잡아주시고 서스름없이 안아주시며 사랑한다 해주신다. 나에게만이 아니라 우리 가족 모두에게. 그렇게 항상 아낌없이 사랑한다는 말을 해주신다. 열심히 살았지만 다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씀도.


오히려 내가 더 해드리고 싶은데 부족해서 서운한 참에 엄마와 병원을 간 적이 있었다. 대기실에서 기다리는데 간호사가 보호자분 오시라며 부른다. 냉큼 달려가 의사에게 이런저런 설명을 듣는데 뭔가 벅차올랐다. 이제는 내가 보호자구나. 내가 보호 받았듯 보호해 드려야지.


퇴근길에 집으로 전화를 거니 엄마는 이모랑 나가셨단다. 어디냐길래 약속있어서 가는길이라하니 우리 딸 너무너무 사랑한다고 하신다. 심장이 뭉클하다. 간간히 살아가는 삶에 그래도 복이 더해졌는지 주위로 좋은 사람들 뿐이다.  미어터지는 버스 안에서 감사하다고 가만히 되뇌이고 답답한 사무실에서 그래도 힘낼 수 있음은 좋은 사람들을 지키고픈 마음때문일 것이다.


좋은 사람을 만나 저녁을 먹을 참이다. 아빠처럼 능숙하게 진심을 담아서는 아니겠지만 나름의 최선으로 당신이 얼마나 소중한지,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가득 느끼게 해주어야겠다.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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