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 나가기 싫으면서도 나가야만 할 것 같은 날이었어
주말인데 집에만 있기는 아깝고 어딜 나가기엔 귀찮은 그런 날
다른 곳도 아니고 덴마크인데 귀찮은게 대수야?
나는 조이를 끌고 집을 나섰지
알지 못하는 동네에 괜찮은 카페가 있다길래 (구글이 말해줌 괜찮다구) 찾아갔어.
조이는 나만 믿는다며 따라왔던 거 같다..
아마 나는 밀린 일기를 쓰려고 했을 거야.
화장도 안하고 안경만 덜렁쓰고 포즈를 취했는데 유학생처럼(ㅋㅋㅋㅋ)나와서 뭔가 만족스러운 사진
조이는 내 사진을 찍어주고는 졸린 눈으로 ‘나는 왜 이 곳에 있지…’하는 표정이었다.
자기도 일기장 가져왔으면서!
그리고는 라떼를 칭찬했다. 진짜 맛있다구!
조이는 엎드렸다가 커피를 홀짝했다가 일기를 썼다가 엎드렸다가 그랬다.
대충 커피도 마시고 분위기도 즐기고 일기도 다 썼는데도 주말이 꽤 남아있었어.
카페 근처에 구경할 만한 가게가 많아서 한 번 휙 둘러보고 집에 가자고 했지!
창문 너머로 큰 기계가 돌아가길래 들어가 봤더니 캐러멜을 만들고 있는 거야!
포장도 되고 이미 포장되어 있는 캐러멜도 있고
심지어 캐러멜을 만들고 있는 아저씨가 먹어보라고 갓 만든 캐러멜을 주시는 거야!
우리는 너무 행복해져서 감사하다고 하고 맛을 보았지!
진짜 소소한 하루였는데 요즘 문득 이 순간이 자꾸 생각이 나.
그냥 시간을 보내면 안 될 것 같아서 노력하고 있는 조이와 내가 우연히 캐러멜을 맛본 그때처럼
달콤한 무언가를 맛볼 날이 올 것만 같아서
아직 우리는 그때 카페에서 졸린 듯 아닌 듯 하루를 써내려갔던 때처럼
지금 하루하루 카페인에 의지해서 살아가지만
친절한 덴마크 아저씨의 깜짝 캐러멜 선물 같은 선물 같은 순간들이 앞으로 펼쳐질 거라고 생각해.
그때 그 환하게 깜짝 선물을 좋아했던 우리 주말 분위기가 요즘 문득 생각나네?